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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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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8. 19:27 책에서 발췌

 

 

 

<머리말>

나는 우리의 삶에 밀접하면서도, 어느 누구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죽음이라는 현상에 폭넓은 관심이 집중되기를 바라고, 아울러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해소되어 더 적극적인 사생관死生觀이 널리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추천사>

나는 레이먼드 무디 박사가 이 책을 간행하기 전에 원고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젊은 학자가 죽음에 관한 새로운 발견을 용기있게 발표함으로써, 이런 합리적 방식의 죽음 연구가 일반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는 데에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나는 지난 20여년간 죽음을 눈 앞에 둔 환자들을 연구하면서 죽음이라는 현상 자체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되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죽는 과정에 대해 적지않게 알고 있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이나, 의학적 사망판정 직후에 겪는 체험에 대해서는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디 박사의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이러한 우리의 많은 의문점을 해소해 주고 있으며, 지난 2천여년 간 우리가 배워온 '사후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그의 연구결과는 나의 연구와 여러면에서 일치한다. 무디 박사와 나는 똑같이, 죽음을 선고받았다가 예기치 않게 되살아남으로써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던 환자들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 중략 ...  이 책은 열린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어, 새 영역을 탐구하는 데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누구나 스스로 추구해가다 보면 언젠가 그의 연구가 옳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이 책을 과감히 출판한 무디 박사의 용기에 새삼 경의를 표한다.

 

 

<110쪽>

의심의 여지없이 내가 면담했던 체험자들은 죽음을 경험하던 어느 단계에서 다시 살아나 지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소생한 죽음체험자들은 흥미롭게도 삶을 대하는 태도에 상당한 변화를 겪는다. 죽은 후 처음 얼마간은 육신 속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한편으로 죽음에 대한 애통함을 느끼지만, 죽음에 어느 정도 깊이 다가가게 되면 그는 육신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게 되고 심지어 거부하기까지 한다. 특히 '빛의 존재'를 만나는 단계까지 갔던 이의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강하다. 어떤 남자는 특별히, '나는 결코 이 빛의 존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그곳에 머물러야 될지 곰곰 생각했지만 곧바로 세 아이와 남편이 떠올랐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하기 어려웠다. 나는 빛의 존재와 함께 있기에 너무나 기쁨으로 충만했기 때문에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내 가족에 대한 의무를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되돌아오기로 결정했다."

 

"나는 대학을 3학년까지 다녔으니 1년만 더 다니면 졸업이었다. 그래서 '아직은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상태가 몇 분 더 지속될 수 있었다면, 그 빛과 좀더 함께 할 수 있었다면, 나는 더 이상 학업에 연연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때의 경험에 더 몰두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육체 밖으로 나와 있었을 때,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함을 알았다. 오랫동안 몸 밖에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도 감지할 수 있었다. 다른사람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내게는 절박한 문제였다. 몸 밖에 계속 머물러야 할지, 또는 다시 몸 속으로 들어가야 할지를 판단해야 했다. 육신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상태는 정말 유쾌했기에 나는 사실 거기에 계속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지상에서도 뭔가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 또한 기분 좋았다. 그래서 '좋아, 다시 돌아가 살자'고 생각했고 내 몸 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이 무렵 출혈이 거의 멈췄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그 이후로 건강이 회복되었다."

 

"나는 침대 위에 누워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었다. 나는 죽어가고 있고 바로 이것이 죽음임을 알았다. 하지만 내 어린 자녀들을 대체 누가 돌볼 것인가 하는 걱정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신은 내게 더 살도록 허락했다."

 

"나는 연로한 숙모가 돌아가실 때 곁에 있었다. 나는 그녀를 돌보았으며, 투병기간 내내 우리 가족은 그녀의 회복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그녀는 몇 번이나 호흡이 끊어졌지만 그 때마다 의사가 되살려냈다. 마침내 어느 날, 그녀는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존, 나는 저 건너에 갔었는데 거긴 너무 아름다웠어. 머물고 싶었지만 너희들이 나를 위해 기도를 해서 머물 수가 없었다. 너희들의 기도가 나를 이 곳에 잡아두고 있으니, 제발 더 이상 기도하지 말아라'  그래서 우리는 기도를 멈추었고 곧바로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의사는 내가 죽었다고 선언했지만 나는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죽는 순간에 겪은 체험이 너무 유쾌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내가 되살아나 눈을 뜨자, 언니와 남편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안심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소생한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위안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언니와 남편의 사랑이라는 '자력磁力'으로 인해 되살아난 느낌이었다. 이 일이 있고나서 나는 주위사람들이 죽은 이를 소생시킬 수도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내가 육신으로 돌아온 과정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붕붕 떠다니다가 갑자기 죽음이 엄습했고 나중에 깨어나보니 침대 위였다. 병실 안의 사람들은 내가 육신 밖에서 본 것과 똑같은 자세로 서 있었다."

 

"나는 병실의 천정에 떠 있으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내 육신을 소생시키는 광경을 봤다. 그들이 내 가슴에 전기충격을 가하자 내 몸은 놀라 튀어올랐고, 나는 마치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듯 곧바로 몸 속으로 들어갔다. 그 다음에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내가 다시 몸 속에 들어와 있었다는 것 뿐이었다." 

 

"나는 다시 지상의 삶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정했다. 급격한 흔들림이 느껴졌고, 그 느낌과 함께 나는 육신 속으로 들어갔고 바로 그 순간 되살아났다."

 

"소생한 뒤 나는 일 주일 동안이나 울었다. 왜냐하면 저 세상을 보고 난 뒤, 다시 이 세상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상의 삶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120쪽>

이처럼 '죽음'이라는 현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죽음체험의 실제성이나 중요성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히 강조되어야 한다. 내가 면담한 체험당사자들은 일반적으로 이 점을 특히 명확히 증언하고 있다. 

 

"내 육신 밖으로 나와있는 동안 내게 일어난 일들은 참으로 놀라운 현상이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내 몸을 분명히 저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보았던 것이다. 내가 마음으로 어떤 일을 일으키거나 무언가를 조작해 낸 것은 결코 아니었다. 내 마음이 꾸며낸 환상은 아니었다. 내가 마음으로 무언가를 지어낼 상황도 아니었다."

 

"그것은 결코 환각현상이 아니었다. 전에 병원에 있을 때, 코데인 주사를 맞고서 환각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은 나를 실제로 죽게했던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그리고 이번 경험은 결코 환각이거나 그와 유사한 현상이 아니었다."


이와같은 증언을 하는 인물들은 현실로부터 꿈과 환상을 구별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내가 접한 체험당사자들은 아무 이상이 없는 건전한 인격을 갖춘 인물들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죽음체험이 꿈이라기보다는 실제로 일어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중요성과 확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이런 종류의 체험담에 대해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들의 경험을 주위사람들에게 전했을 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 취급을 당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체험에 대해 아예 침묵하거나 혹은 매우 가까운 몇 사람에게만 털어놓았다.

 

"내 체험담을 오직 한 사람, 어머니에게만 전했다. 죽음을 체험하고 얼마 후에, 내가 겪은 경험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그 때 나는 어린 꼬마여서 어머니는 내 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아무에게도 그 체험을 전하지 않았다."

 

"나는 목사에게 죽음경험을 전하고자 했으나 그는 내가 환상을 보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입을 닫아 버렸다."


처음엔 누군가에게 죽음체험을 전하려 했으나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래서 다시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 죽음체험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즉 그 경험은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워 세상의 언어나 인간의 지식체계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127쪽>

죽음체험은 그들의 삶에 미묘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많은 체험자들은 그들의 삶이 죽음체험에 의해 좀더 넓어지고 한층 깊어졌음을 느끼게 된다. 죽음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은 더 깊어지고, 철학적인, 삶의 궁극적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죽음을 체험한 이후, 나는 일생동안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하는 생각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나간 나의 삶, 그것에 대해서 나는 만족했었다. 내가 원했던 일을 했고,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살았고, 또 여전히 살아있어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었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나 갑자기 죽었다가 되살아난 이후부터 나는 과연 내가 한 일이 유익한 일이었는지, 혹은 나 개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곰곰 숙고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서 행동했지만 이제는 먼저 마음 속으로 깊이, 천천히 생각해 본다. 무슨 일이든지 먼저 마음으로 생각하여 완전하게 파악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는 좀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 그래야만 내 마음과 영혼이 더 자유로워질 것 같아서이다. 이제는 편견을 갖거나, 다른 사람을 평가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제 내가 어떤 일을 한다면, 그 일 자체가 좋아서이지, 그 일이 내게 이익이어서는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축복이었다. 왜냐하면 심장마비로 죽기 전에는,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하거나 지난 과거를 걱정하는데 너무 바빠서 현재의 기쁨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삶의 자세가 크게 바뀌었다."

 

"죽음체험 이후에 나는 육체보다는 정신에 좀더 관심을 쏟게 되었다. 육신보다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 그 이전에는 정반대로 육신이 나의 주된 관심이었다. ...... 육체는 단지 마음을 담는 그릇 정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지. 육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 나는 다른사람의 생각이나 불안을 간파할 수 있었고 다른사람의 분노도 읽어낼 수 있었다. 종종 사람들이 말하기 전에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미리 알아차렸다. 내 말을 믿지는 않겠지만 죽음체험 이후 나는 참으로 신기한 경험들을 했다. 한 번은 파티에 갔었는데 참석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맞추었더니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런 능력이 죽었던 동안에 생긴 것인지, 죽음체험 이전에도 잠재했지만 그 이후 나타난 것인지 알 수 없다."

 

죽음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은 그 체험으로부터 이른바 '교훈'을 얻었다는 데에는 놀랄 정도로 일치했다. 대다수 체험자들은 지상의 삶에서 좀더 다른 이들을 진실되고 깊이있게 사랑하는 일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했다. '빛의 존재'를 만난 적이 있는 한 남성은, 그 때 자신이 완전히 사랑받고 완벽하게 받아들여짐을 느꼈는데, 심지어 그 느낌은 자신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보여지는 순간에도 여전했다고 한다. 빛의 존재가 그에게 던진 질문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그도 다른 이들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고 그는 느꼈다. 그 체험 이후 그는 지상에서 그런 사랑을 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았다. 

 

이외에도 많은 체험자들은 지식탐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식의 추구는 다음 생에서까지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어떤 남자는 이렇게 충고했다. '얼마나 나이 들었든간에 배우기를 멈추지 마라. 배움이란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하나의 과정이다' 내가 조사한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 경험으로 인해 '나는 누구보다 거룩하다'고 우쭐대지 않았다. 대개는 아직 더 노력해야 하고 좀더 공부해야겠다고 느꼈고, 새롭게 살고자 하는 결의를 다졌다.

 

 

<135쪽>

"내가 죽었을 때, 겨우 10살에 불과했지만 내 전 생애를 통해 조금도 의심할 여지없이 죽은 뒤에도 삶이 있다고 철두철미 믿게 되었고, 더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은 죽음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했다. 사후의 삶에 대해 사람들이 의심하거나 '죽으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나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살아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사업상의 일로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눈 일까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래, 내가 죽어도, 그들이 나를 죽여도 나는 어딘가에 여전히 살아있으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죽음을 한 번 체험하게 되면 죽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은 한 단계를 졸업해 다른 단계로 옮아감에 불과하다. 마치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로, 다시 대학으로 진학하듯."

 

"우리의 삶은 마치 감옥과 같다. 현재의 상태에서는 육신이 감옥인 것을 알지 못한다. 죽음은 해방, 마치 감옥으로부터 벗어남 같은 것이다."

 

내가 접한 보고서에서 보석문, 금으로 치장된 길, 하프를 연주하는 날개달린 천사 또는 갈퀴를 든 악마가 지키는 불이 이글이글 타는 지옥... 등을 입에 올리는 체험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사후의 삶에서의 '상과 벌'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으며 심지어 이런 용어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놀랍게도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잘못이 '빛의 존재' 앞에 파노라마로 제시되는 동안에도 그 존재는 노여움이나 분노를 표현하기는 커녕 오히려 너그러움과 미소를 보였다는 것이다. 빛의 존재와 함께 자기 일생을 되돌아보던 어느 여성은 그녀가 사랑보다 이기심을 노출하는 장면에서 빛의 존재가 취한 태도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바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뭔가를 배우라는 식이었다.'

 

많은 체험자들은 사후의 삶에 대한 전통적인 낡은 이해방식 대신 새로운 이해를 지니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일방적인 처벌이 아니라 '자아실현'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지향하여 상호적, 자발적 자기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사랑과 지식이라는 영혼의 기능은 죽음으로 인해 중단되지 않고 죽음 저편에서도 계속되며, 아마도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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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한국어판은 세 종류다. 원서가 출간되고 20년이 지나서야 나온 [삶 이후의 삶]과, 내가 읽었던 2007년판 [다시 산다는 것]. 그리고 어느날 내 손으로 굴러들어온 1992년판 [어느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왔다]. 아쉽게도 중역본 같지만 이 글은 이 책에서 발췌했다. 어쨌든 모두 같은 책이다.

 

초등 저학년이던 어느날, 나는 시골집 장독대 앞에 앉아서 허공을 쳐다보다가 문득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죽음으로부터 안전해질 방법이 도무지 없다는 걱정으로 나는 따뜻한 대낮에 불안에 휩싸였다. 그러다가 당시 함께 살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떠올리고는 '우선 그 분들이 걱정할 일이고, 나에겐 60년도 넘게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나중에 생각하자'하면서 나름 안정을 찾았다.ㅋ 그 시절의 나에게 60년이란 영원 비슷한 거였으므로! 하지만 어른이 되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100년을 더 산다고 해도 이 문제 앞에 담담해지기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연구자들과 자료들이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인다. 

 

 

"똑바로 쳐다볼 수 없는 것이 두가지 있다. 태양과 죽음이다."   -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만의 생각과 홀로 마주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영화를 보러 가야하고, 나이트클럽을 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러 다닙니다. 단지 그들 자신의 생각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다른 무엇이든 해야만 하는 거죠. 그들의 마음에서 생각이 다른 곳으로 돌려지면 그들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즐거움이라 하고, 행복이라고 생각하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오락거리는 실제로 이런 것입니다."  - 레스터 레븐슨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