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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존재가 처음 나타나 던지는 심오한 질문들은 극도로 강렬한 순간의 서막이다. 빛의 존재는 체험자의 지나간 삶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이 존재는 그 삶 전체를 꿰뚫어 보고 있으며, 정보를 얻을 필요가 없음은 명백하다. 그 존재의 유일한 의도는 성찰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 회상flashback은 기억을 더듬는 일에 빗대어 묘사할 수 있지만 차이가 있다. 우선, 이 과정이 엄청나게 빨리 이루어진다. 일어난 순서에 따라 차례로 빠르게 지나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시간 순서를 전혀 인식할 수 없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기억은 눈 깜짝할 사이에 떠오르고 모든 것이 한꺼번에 기억나면서 머릿속에서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 다 이해할 수 있으며 순식간에 끝났다고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럼에도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이 회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고 현실감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이미지들이 선명한 색상에 3차원 입체로 나타났고,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였다는 사례도 있다. 이미지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도 각각의 순간을 모두 알아볼 수 있으며, 심지어 이미지를 보면서 당시의 감정과 기분까지 다시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체험자 중 몇몇은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살아오는 동안 경험한 가장 사소한 일부터 가장 의미 있는 일까지 회상 과정에 모두 등장했다고 말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가장 중요한 사건들만 주로 보였다고 보고한다. 어떤 이들은 이 회상을 겪은 후 얼마 동안은 살면서 일어난 일들을 아주 자세히 떠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기억을 돌아보는 동안, 빛의 존재는 삶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강조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첫째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둘째로 지식을 얻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 빛이 나타나서 처음으로 건넨 말은 "당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같은 의미였어요. 그때 회상 장면이 시작됐습니다. 나는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생각했죠. 느닷없이 어린 시절로 돌아갔으니까요. 그리고 그 후로는 아주 어릴 적부터 살아온 한 해, 한 해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를 찬찬히 돌아보는 것 같았어요.
회상이 시작된 장면도 정말 이상했어요. 내가 동네에서 놀던 어린 소녀였던 시절이 먼저 보였고, 언니와 겪었던 일이나 이웃들에 대한 것, 갔던 곳들 등 그 시기의 다른 장면들도 보였어요. 다음은 유치원이었어요. 정말 좋아하던 장난감을 망가뜨려서 꽤 오래 울었던 기억이 났죠. 정말 큰 충격을 안겨준 경험이었거든요. 이미지들이 계속 넘어가면서 내 삶을 보여줬고, 걸스카우트에서 캠핑했던 때와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여러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는 학업 우수자 동아리에 뽑혔던 순간이 생각났고요.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를 모두 봤습니다. 겪은 순서대로 떠올랐고 너무나 생생했어요.
마치 산책하며 주변을 보는 것처럼 선명하고, 3차원의 모습도 있었죠. 움직이기도 했고요. 예를 들어 내가 장난감을 망가뜨리는 장면의 움직임을 다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당시 내 시점에서만 보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내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장면에 등장하는 다른 누구처럼,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중 한 명으로 보였어요. 그 아이는 물론 나였지만요. 난 어린 나의 행동을 봤고, 그때 일을 기억했기 때문에 그 아이의 행동은 내가 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회상하는 동안엔 그 빛이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고, 중간중간 한마디씩 던지기도 했기 때문에 내내 곁에 있으면서 기억을 돌아보도록 도왔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장면마다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았는지 그는 이미 알고 있으니 자기가 보려는 게 아니라, 인생의 특정 장면들을 선택해 보여주면서 내가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 거죠.
그 빛은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그 점이 가장 잘 드러난 장면들은 우리 언니가 나올 때였어요. 언니와 언제나 가까웠거든요. 언니에게 이기적으로 굴었던 순간들을 보여주는가 하면, 언니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눈 기억들도 그만큼 보여주었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나무라는 기색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기적인 행동들에서조차 배움이 있었다는 태도를 보일 뿐이었어요. 그는 지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보였죠. 내가 배움을 지속할 것이며 항상 지식에 대한 탐구가 있을 거라고. 지식 습득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죽음 이후에도 배움은 계속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빛은 인생 회상을 통해 가르침을 주려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전부 다 이상했죠. 저는 분명 그곳에 있었고, 실제로 회상 장면들을 보면서 정말 하나하나 다시 돌아봤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빨리 진행됐어요. 다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느리기도 했고요. 그 빛이 나타나고 주마등처럼 회상을 시작했다가 회상이 끝난 뒤 빛이 돌아왔죠. 5분도 안 지난 것 같았는데, 그래도 한 30초는 넘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네요. 유일하게 두려웠던 건 이번 생애를 끝마치지 못할까 하는 걱정 뿐이었어요. 하지만 회상은 즐거웠습니다. 재밌었거든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살아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니 좋았어요. 평소에는 결코 할 수 없는 특별한 방법으로 과거로 돌아가보는 일이었으니까요."
한편 빛의 존재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회상을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대개 빛의 존재가 명확하게 회상을 이끄는 경우에 더욱 강렬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회상은 언제나 매우 선명하고 빠르며 정확하게 일어난다.
"그 모든 소란을 뒤로하고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니, 그 끝에서 내가 어린 시절에 했던 생각들, 내 삶 전체가 눈 앞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확히는 이미지보다 머릿속 생각의 형태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설명하기 어렵지만 거기에 모든 게 있었어요. 순차적으로 보인 것이 아니라 모든 생각들이 동시에 깜박거리며 한꺼번에 나타났어요. 어머니 생각을 했고, 내가 잘못한 것들도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 저지른 사소한 못된 행동들까지 모두 다시 보았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리자 '그러지 말 걸'하는 후회와 함께 되돌아가서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그 모든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습니다. 나는 약 2주 전부터 미열이 있고 몸이 안 좋았지만,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어요. 침대에 누운 채 아내에게 몹시 아프다고 말하려고 애썼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나는 완전히 캄캄한 공허 속에 갇혀 있었고, 내 일생이 눈앞에서 빠르게 펼쳐졌어요. 6, 7세 무렵부터 중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나 치과 대학으로, 그 다음 치과 의사로 일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가족을 위해 뭔가 남기고 싶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닥쳐온 죽음에 절망했고, 살면서 했던 후회되는 일들, 미처 하지 못해 아쉬운 일들이 떠오르며 심란했습니다.
회상 장면은 말하자면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영상의 형태였지만, 보통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생생하더군요. 하이라이트만 보였는데,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던지 인생 전체를 한 권의 책으로, 그것도 몇 초 만에 훑어보는 것 같았어요. 마치 어마어마하게 빨리 돌려보는 영화처럼 장면들이 스쳐갔는데도 빠짐없이 전부를 볼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충분했던 것은 아니어서 영상을 보면서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진 않았습니다. 이 경험을 하는 동안 주변엔 온통 어둠 뿐이었기 때문에 다른 것은 보지 못했어요. 그러나 아주 강력하고 온전한 사랑으로 가득한 어떤 존재가 줄곧 곁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몸을 회복하고 나서 내 삶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아주 자세히 설명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너무나 빠르게 일어나서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정말 생생한 경험이었어요."
"나는 베트남에서 복무할 당시 부상을 당했고, 결국 그 부상으로 죽음을 경험했지만 그럼에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기관총 여섯 발을 맞았는데 총알을 맞으면서도 전혀 충격을 받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치면서 안심이 되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편했고 전혀 두렵지 않았습니다.
총알이 박히는 순간, 내 삶의 순간들이 사진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고, 내가 아기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이미지들은 내 인생 전체를 순차적으로 쭉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었어요. 모든 것이 너무나 생생했으니까요. 내 바로 앞에서 너무나 선명하게요. 기억하는 가장 옛날부터 그날에 이르기까지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휙휙 지나갔고, 끝까지 보는데 시간도 얼마 안걸렸어요. 그리고 전혀 슬프지 않았어요. 아무런 후회도, 나 자신에 대해 실망스러운 기분도 느끼지 않고 내 삶을 돌아보았어요.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묘사는 슬라이드처럼 사진이 연달아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는 겁니다. 누군가가 아주 빠르게 슬라이드를 넘겨주는 것 같았어요."
"대학 첫해를 마친 여름, 큰 화물 트럭을 모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운전대를 잡으면 나도 모르게 자꾸 졸음이 쏟아졌어요. 어느 날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꾸벅꾸벅 졸았어요. 마지막으로 도로 표지판을 봤던 게 기억이 나고, 그 뒤로 잠들어버렸는데 어느 순간 "끼익" 하는 끔찍한 소리가 들리더니 오른쪽 바깥 타이어가 터져 나갔고, 트럭의 무게와 흔들림 때문에 왼쪽 타이어마저 터져 버리면서 트럭이 한쪽으로 뒤집혀 다리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갔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고는 두려움에 휩싸였어요. 트럭이 곧 다리에 충돌할테니까요.
트럭이 미끄러지는 그 시간 동안, 내가 그동안 했던 일들이 떠올랐어요. 몇몇 특정한 기억들, 중요한 순간들만 보였는데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생생한 회상이었습니다. 처음 떠오른 것은 아버지를 따라 바닷가를 걸었던 일이었는데 그때 나는 두 살이었죠. 그리고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몇 가지 더 순서대로 기억났고, 그다음은 다섯 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빨간 장난감 수레를 망가뜨린 일이 생각났어요. 1학년 때 어머니가 사주신 촌스러운 노란 우비를 입고 학교에 가면서 울었던 기억도 있었고요. 초등학교에서 보냈던 해마다 생각나는 부분이 조금씩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에 대해서도 떠오르고, 해마다 기억에 남는 일들도 조금씩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중학교로 넘어가서 신문 배달을 했던 일이나 슈퍼마켓에서 일했던 때를 지나 대학교 2학년이 되기 직전이었던 바로 그 당시 시점까지 왔어요.
이 모든 기억과 다른 많은 일이 한순간에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아주 빠르게요. 1초도 채 안 걸렸던 것 같아요. 다 끝나고 보니 내가 트럭을 바라보고 서 있길래 죽어서 천사가 됐나 싶었어요. 내가 살아 있는지 유령인지 뭔지 확인하려고 몸을 꼬집었죠. 트럭은 완전히 박살이 났지만, 나는 상처 하나 입지 않았어요. 유리창이 모두 산산이 부서지면서 어찌어찌 앞 유리를 통해 빠져나온 것 같더라고요.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나는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들이 이 위기 상황에 머릿속에 떠올랐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일들을 생각하면 하나하나 다 묘사는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15분 이상 걸릴 거예요. 그런데 그때는 그 많은 일들이 모두 한 번에, 무의식적으로 1초도 되지 않아 떠올랐다니, 정말 놀라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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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이나 경계라고 할 만한 것에 다다르는 것 같다는 사례들이 있었다. 물줄기나 회색 안개, 문, 들판을 가로지르는 울타리, 또는 단순히 선의 형태를 띤다고 보고되었다.
"나는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그 순간 갑자기 푸르게 물결치는 아름다운 들판에 와 있었어요. 이 세상 그 어떤 색보다 선명한 녹색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빛이 나를 감싸고 있었죠. 고개를 들어 건너편을 바라보니 울타리가 보였습니다. 그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울타리 너머에 있던 한 남자가 나를 만나려는 듯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에게 가고 싶었지만, 저항할 수 없는 힘이 나를 뒤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어요. 끌려가면서 보니 그도 돌아서서 울타리 반대편으로 멀어져가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내가 첫 아이를 낳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들 무렵, 담당 의사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유도분만을 권했어요. 출산 직후 과다출혈이 있었고, 병원에서는 피를 멈추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나도 간호사였기 때문에 위험을 직감했습니다. 이때 나는 의식을 잃었고, 듣기 싫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무슨 배 혹은 작은 선박에 올라 넓은 강을 건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멀리 보이는 기슭에 어머니와 아버지, 언니, 다른 사람들까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죠. 그분들을 분명히 볼 수 있었어요, 내가 알던 그 모습 그대로요. 다들 나에게 어서 건너오라고 손짓하는 듯했지만,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죽기 싫어. 아직 갈 준비가 않됐어'라고 말했어요.
이게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던 게, 내 몸을 붙잡고 씨름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다 볼 수 있었음에도, 나는 처치를 받는 그 몸, 그 사람이 아닌 구경꾼처럼 느껴졌어요. 의사한테 '전 죽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는데도 아무도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의사, 간호사, 분만실, 배, 강, 먼 기슭까지 그 모두가 하나의 복합체로 보였어요. 장면 위에 다른 장면을 한꺼번에 겹쳐놓은 것처럼요. 마침내 배가 기슭에 거의 다 왔을 무렵, 도착하기 직전에 갑자기 방향을 돌리더니 되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제서야 '전 안 죽을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었죠. 아마 이때 의식을 회복했던 것 같아요. 의사는 산후 출혈 때문에 생명이 위태로울 뻔했지만 이제 괜찮을 거라고 얘기해줬어요."
"나는 심한 신장질환으로 입원 중이었고 일주일 정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어요. 의사들은 내가 살아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의식이 없었던 동안 나는 몸이 아예 없는 것처럼 공중으로 들어올려지는 기분을 느꼈어요. 그리고 희고 눈부신 빛이 내 앞에 나타났어요. 빛이 너무나 밝아서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 존재 안으로 들어가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고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경험과도 비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빛의 존재 앞에서 어떤 생각 혹은 단어들이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왔어요. '죽음에 이르고 싶나요?'라는 물음이었죠. 나는 죽음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그 하얀 빛이 '이 선을 넘어오면 알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어요. 그 선이 실제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 앞 어디에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선을 넘어가자 평화롭고 잔잔하며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황홀한 기분이 밀려왔어요."
"심장마비가 왔을 때 나는 텅 빈 캄캄한 공간에 있었고, 내가 몸을 남겨둔 채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제 죽는구나 싶어 '신이시여, 나는 늘 최선을 다하며 살았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하고 생각했죠. 곧 그 어둠을 빠져나와 옅은 회색 공간을 지나서 미끄러지듯 빠르게 움직이며 계속 나아갔고, 앞쪽 멀리 회색 안개가 보이는 곳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무리 빨리 가도 모자란 것처럼 급하게 움직였고,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 너머가 들여다보였죠 안개 뒤로 사람들이 보였는데, 그 모습이 이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고, 빌딩처럼 생긴 것도 보였어요. 그곳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는 것처럼 화려하기만 한 금색이 아니라, 생생하고 부드럽고 찬란한 황금색 빛으로 충만했어요.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안개 속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의 언어로 묘사할 수 없을 만큼 아주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직 안개를 지날 때가 아니었던 것이, 반대편에서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삼촌이 나타났거든요. 삼촌은 '돌아가거라. 넌 이승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았어. 당장 돌아가'라며 길을 막았습니다. 나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이 한순간에 육신으로 돌아와 있었어요. 가슴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어린 아들이 '하느님, 엄마를 돌려주세요'라며 엉엉 우는 소리가 들렸죠."
"나는 염증 때문에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고,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가족들을 불러줬어요. 가족들이 도착해 침대 주위를 둘러쌌는데 나에게는 가족들이 점점 더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내가 가족들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요. 점차 모습이 흐려져 갔지만, 똑똑히 보였습니다.
나는 곧 의식을 잃었고, 병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이상 알 수 없었지만, 내 몸에 꼭 맞는 V자 모양의 통로 안에 있었습니다. 의자 정도 너비의 좁은 공간에 팔과 손을 양옆에 붙이고 있다가 머리부터 통로로 들어갔고, 그 안은 매우 어두웠습니다. 아래 방향으로 쭉 내려가다 위를 보았더니 손잡이가 없는 아름답고 윤이 나는 문이 있었어요. 문 가장자리 주변으로 무척이나 밝게 빛나는 빛이 보였고, 새어 나오는 빛줄기를 보니 그 너머에서는 누구나 행복하고, 또 활기차게 뒤섞여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정말 바쁜 곳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개를 들고 말했죠. '주님, 제가 왔습니다. 원하신다면 저를 데려가세요' 세상에, 어찌나 빨리 돌려보내시던지 숨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