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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29. 20:34 책에서 발췌



<163쪽>

피험자들은 모태의 산도를 빠져나가 이 세상에 태어난 뒤, 주변환경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체험을 했다. 나는 최면 중에 '원한다면 육체적인 출생과정을 피할 수도 있다'고 암시했고 그에 따라 출생과정을 다시 기억에 떠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이들이 전체 피험자의 16%였다. 즉, 84%는 최면중에 출생과정을 재경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암시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도 특정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피험자의 회상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에 슬픔과 설움을 표시한 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생과정이 자신에게 육체적으로 그다지 충격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서러움이 체험 전반에 걸쳐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최소한 10%의 피험자들이 출생중에 서러움을 느꼈거나 눈물을 터뜨렸다고 보고했다. 그러한 비애감이 대개 모태에서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롭다.

 

아서 야노프는 환자의 병적 공포증을 '원초요법primal therapy'으로 치료하기 위해 최면을 통해 피험자들을 출생시기로 퇴행시키는 방법을 썼다. 그는 피험자들이 느끼는 공포의 근본 배경은 피험자들의 출생상황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피안의 세계에서 자유를 누리다가 육체 속에 '잡히거나' '갇힌' 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신생아로 태어난 후, 이 세계와 이전에 머물렀던 피안의 세계를 비교하면서 고립과 축소, 외로움 등을 느꼈다고 보고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육체 속에서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쩌면 육체 속에 있으면서 그 장막을 뚫고 우리들의 참모습인 '초월적 자아'를 체험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삶의 본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몹시 무더웠던 7월의 어느날, 태어나기 위해 산도를 체험했습니다. 더위가 너무 심해서 내 기운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난 며칠 뒤에 태어나고 싶었지만, 내 몸은 계속해서 밀려나왔죠. 태어나자마자 내 몸을 감싸는 아버지의 손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와서 나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거의 광적인 기분에 빠져 있었지만, 손길만큼은 대단히 능숙해서 내 숨통을 다시 틔워줬어요. 아버지가 뜨거운 7월의 어느날 나를 분만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면중에 출산과정을 경험하면서 내 몸에서도 땀이 배어나왔습니다."

 

"산도를 빠져나오는 체험은 격심한 투쟁같았습니다. 밖으로 나온 다음에는 눈부신 불빛이 날 미치게 했어요. 마치 어둠 속에서 평화롭게 자고 있는데 누군가 방의 불을 켠 것과 같았습니다.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분노를 터뜨리자, 분만실의 사람들도 내게 반사적으로 분노의 에너지를 보내왔죠. 하지만 어머니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산도에서의 체험은 기이하고 이상했습니다. 그곳을 빠져나온 순간 난 강한 불빛에 깜짝 놀랐고, 찬 공기에 몸서리를 쳐야 했습니다. 자연히 난 울 수밖에 없었어요. 더욱이 사람들이 날 엄마에게서 떼어놓는 통에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러다가 난 그들이 날 돌봐준 후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해줄 거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또 분만실의 사람들이 날 이해해 주지는 못하더라도 잘 보살펴 주리라는 것도 알 수 있었고요"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숨이 막힐 뻔했습니다. 그곳은 정말 갑갑하고 불편했습니다. 산도를 빠져나오고 나서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죠. 숨을 쉰다는 것은, 특히 첫번째 숨을 쉰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죠! 난 분만실의 사람들이 안도하며 무척 행복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몸을 어루만지는, 애정이 듬뿍 담긴 손길을 느꼈고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들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선명한 체험이었습니다. 그 방 안에서 너무나도 분명한 '사랑'을 느꼈던 겁니다. 난 내 가족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랬는지 궁금했습니다. 날 분만시켜 준 사람이 바로 내 친할머니였으니까요."

 

"나는 산도를 서둘러 빠져나가지 못해 안달이 났습니다. 그 때 인내심이야말로 평생 내 발길을 가로막을 일종의 걸림돌임을 깨달았죠. 태어난 직후에는 추위와 강한 불빛과 마주쳐야 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방 안의 의사와 간호사는 냉담하고 무감각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들은 산모의 두려움와 고통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도 품지 않았죠. 나는 그러한 정서적 결핍에 무척 화가 났습니다. 그 시련이 끝날 때까지 난 어머니 주변을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산도에서의 체험은 나에게 극히 공포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마구 흔들렸습니다. 난 폐소공포증을 느꼈고, 숨이 턱턱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간신히 그곳을 빠져나오자, 이번엔 눈부신 불빛과 마주쳐야 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내게는 수많은 느낌과 인상이 밀어닥쳤죠. 그야말로 감각의 홍수 속에 빠져 버렸던 것입니다. 마치 우주 공간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래서 난 분만실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의식을 끊어 버렸습니다. 출생은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과정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대단히 공포스러운 체험이었죠. 나는 나 자신을 달래주거나 감싸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우주의 미아가 된 듯한 끔찍한 기분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출생이란 넓은 곳에서 협소한 곳으로 들어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불빛과 마주쳐야 했죠. 내가 있는 곳은 무척이나 넓어 보였습니다. 난 안정돼 있었지만 어머니는 히스테리 상태에 빠져서 의사와 간호사에게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냉정한 마음으로 상황을 주시했습니다."

 

"나는 산도를 빠져나가는 동안 꼭 누군가에게 기만 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출산은 유도분만(*자발적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 인공호르몬을 주사하여 분만을 유도하는 시술)으로 이루어진 것이었고, 난 아직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난 태어나자마자 '자, 드디어 태어났구나!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난 형들이 날 시기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나의 성을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알 수 있었죠. 그것은 결코 기분좋을 수 없는, 세상에서의 첫 출발이었습니다."

 

"나는 아기가 분만되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그 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산도 체험은 하지 않았습니다. 출생 직후 난 구속감을 느끼면서 '사람들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지?' 하고 생각했죠. 그런 뒤에는 조용히 분만실을 지켜보았던 것 같습니다. 난 신생아에게 별 애착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계속 살아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산도를 빠져나올 때 몹시 갑갑하고 구속된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사방이 캄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리고 빠져나왔을 때는 아까와는 반대로 환한 불빛들과 시끄러운 소리들이 나를 괴롭혔습니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머니가 날 원치 않는다는 사실은 무척 충격적이었어요. 게다가 그곳의 사람들은 모두 무정한 마음을 갖고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난 속으로 '이번에는 무척 외로운 여행이 될 것 같아' 하고 말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환생했다는 생각도 들었죠." (이 피험자는 서둘러 태어나고 싶어했고, 인생을 전망하면서 무척 흥분했다. 그런데 태어나고 나서야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깨달은 것이다.)

 

"산도에서의 체험은 정말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난 얼굴이 짓이겨지고 팔이 가슴에 밀착되어 있는 것을 느꼈죠. 드디어 세상에 태어났고 첫 느낌은 몹시 춥다는 것이었습니다. 난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 매서운 추위와 강렬한 불빛의 공세를 받아야 하는 것에 적잖이 화가 났습니다. 아버지는 걱정하면서도 깊이 감동하여 침묵을 지키고 있었죠. 어머니는 신경이 곤두서서 말을 많이 하다가 힘이 빠져서 곯아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의사는 냉정해 보였지만 우리를 친절하게 보살펴 주었어요."

 

"산도에서의 체험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나 자신이 일종의 투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환생하기 전에 미리 내 의사를 밝히고 논쟁하거나 투쟁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하고 환생한 후에야 저항을 시작한 것 같았죠. 태어난 뒤에는 내가 어떤 광대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렸으며, 공기가 몹시 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피험자는 환생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났다.)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등허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등이 구부러지는 것을 느끼며 몹시 화가 났죠. 출생 직후 난 모든 것이 우습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만실의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난 그들의 마음상태를 훤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마치 쫓겨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주 빠르고 쉽게 태어났기 때문이었죠. 난 어머니가 빨리 해산하려고 스스로 무척 애썼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반도 아주 빨리 빠져나왔죠. 태어난 뒤 나는 방 안의 사람들이 급히 서두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분만과정은 수월했어요. 하지만 신생아가 된 기분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난 모태를 빨리 빠져나온 것이 그저 좋았고, 사람들이 어서 내 몸을 씻어주고 보살펴 주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분만실에 있던 사람들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그들은 매우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마음가짐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안도했어요."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내 뒤에서 자궁수축이 일어나면서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내 몸이 느릿느릿 미끄러지듯 산도를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출생 후엔 온몸의 힘이 다 빠졌고, 또 우울함에 젖어들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이번 생애를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눈부신 빛과 추위가 내 감각을 자극하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감정의 파장이 밀려오더군요."

 

"산도에서의 체험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내 영혼이 모든 상황을 살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난 분만 직전에 태아의 몸속으로 들어갔어요. 태어난 뒤 의사가 내 몸을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는데, 난 그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손찌검에 화가 났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곧 그런 문제는 접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도를 빠져나오는 여행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난 산도를 빠져나오는 순간 그 끝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산도 탈출은 일종의 모험이었지만 출생은 약간 김빠지는 일이었습니다. 출생 후 나는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피부가 조금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분만실에 있던 어떤 사람이 '와, 정말 우량아가 태어났네!' 하고 외쳤죠."

 

"산도에서의 체험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난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난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 않았고, 계속해서 모태 안에 머무르길 원했으니까요. 태어난 뒤에는 온갖 감정과 느낌이 한데 뒤엉켰습니다. 마치 육체적인 감각과 공포가 교차하는 가운데 어떤 황홀경을 느끼는 것 같았죠. 그 와중에서도 분만실에 있던 사람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난 최면시간에 산도에서의 체험부분은 건너뛰었습니다. 출생 후에 난 아주 휘황찬란하고 경이로운 빛들을 느꼈고, 또 어머니가 날 원치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건 너무 놀랍고 실망스러웠어요."

 

"산도를 빠져나오는 동안 난 산도가 수축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도의 막은 비단결처럼 부드러웠죠. 난 얼굴을 앞으로 하고 빠져나갔는데, 이마 위로 부드러운 압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난 뒤에는 찬란한 불빛과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질려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머니가 내 못난 얼굴을 부끄러워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산도 안에서 난 어떤 단단한 근육 표면 같은 곳을 꼬집고 짓눌러댔던 것 같습니다. 빨리 태어나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었던 거죠. 하지만 막상 세상에 태어나고 보니 엄청난 소외감이 느껴졌습니다. 이제 더이상 예전의 그 따스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분만실의 사람들은 날 친절하게 보살펴 주었지만, 무심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서 거리감이 느껴졌어요."

 

"산도에서의 체험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날 둘러싼 모든 것이 수축 운동을 일으키는 동안, 난 그 속을 미끄러져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는 내 모든 감각이 상처입기 쉬운 상태임을 느꼈습니다. 무척 민감해진 상태였죠. 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깊은 신뢰감을 느꼈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출산에 대해 기계적이며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날 최대한 부드럽게 대해주고 있었죠. 그 부드러움은 내 기준에 비해서 형편없이 낮았지만, 난 그들의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산도 속은 긴 터널 같았습니다. 난 그 속을 급강하하면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뒤에도 그 두려움은 여전했고요. 난 상처입기 쉬운 존재로 전락했을 뿐더러 외로웠으니까요. 그곳에는 무심한 사람들이 득실거렸고, 강렬한 불빛이 눈을 아프게 했습니다. 어머니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날 안아주거나 반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나는 사랑을 갈망하는 낯익은 느낌에 빠져들었습니다."

 

"산도에서 나는 푸르스름하면서도 희뿌연 액체 위를 떠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난 그 흐름을 타고 산도를 손쉽게 빠져나왔죠. 하지만 그 끝에 다다르자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고, 그 때문에 겁에 질린 나머지 이 세상에 나오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났습니다. 결국엔 태어나고 말았지만 태어난 뒤에도 내 마음은 당혹감과 두려움에 시달렸고,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어야 했어요."

 

"산도에서의 체험은 그리 불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급류타기와 비슷했죠. 출생 직후 난 강한 에너지가 온몸에 전류처럼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눈으로 직접 주변환경을 살피는 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곧바로 느낄 수 있었죠. 그 사이에 어머니는 나를 반기고 경이로워하면서도 앞으로 날 어떻게 키워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산도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발을 내뻗어 나 나름대로 버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 몸이 갑자기 빙그르르 돌더니 머리가 먼저 밖으로 나가게 되었죠.  태어난 후에는 역겨움을 느꼈고, 무척 화가 났습니다. 의사는 아기 받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의 그런 감정이 느껴졌죠. 어머니는 안심하면서도 조금은 미심쩍어했습니다."

 

"난 사람들이 내 몸을 만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다시 모태의 따스한 물을 느끼고 싶었어요. 난 분만실에 있던 사람들의 감정을 알 수 있었지만 그들에 대해 어떤 거리감을 느꼈고, 그들과 친해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루이스와 헤어져 낯선 타인들의 세계에 홀로 떨어진 것이 무척 싫었어요.(루이스는 피험자의 쌍둥이 형제로, 자궁 속에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루이스는 다른 할 일이 있어서 일찍 죽은 것이며, 이제는 영혼이 되어 피험자를 도와주고 있다.)"

 

"산도에서의 체험은 몹시 불편했습니다. 내 자세가 거꾸로였기 때문에 의사가 겸자로 날 끄집어내야 했죠. 육체적으로 극도의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생한 이후에도 난 찬란한 불빛과 마주치면서 심한 통증과 불편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걱정을 하다가 시간이 좀 지나자 안심했죠. 이 자리에서 밝혀둘 점은 그 당시에도 난 나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어찌 보면 난 삶의 이유를 알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난 태어날 때 느꼈던 육체적인 감각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내 몸은 극도의 추위에 사로잡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어요. 출생 후 내가 느낀 감정은 '마침내,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난 내 몸이 산도를 통해 자궁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시각적인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마지막에 난 몸을 뒤틀면서 어머니의 몸 속을 빠져나갔죠. 출생 직후 난 공중에 들어올려져서 어머니를 마주보게 된 것 같았지만, 웬일인지 어머니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당시 난 거대한 희열을 불러일으키는 감각적인 체험을 했으며, 동시에 엄청난 분노를 느꼈죠. 하지만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산도에서의 체험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어째서 아름다운 화원 속에 있는 꽃봉오리에서 태어나지 못했는가?' 하는 것뿐입니다. 출생 후 나는 내가 잘못된 장소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내아이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다섯 번째 딸로 태어났으니까요."

 

"나는 산도에서 매우 신속하고 평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고 나니 환한 불빛이 느껴졌어요. ... 전반적으로 내 최면여행은 희미한 기억으로 이루어졌지만, 출생 직후의 순간에 대해서만은 육체적 감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전기적 충격 같았습니다."

 

 

posted by mooncle
2024. 7. 28. 19:29 책에서 발췌



<143쪽>

전체 피험자 중 19%는 분만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태아 속을 들락거렸다고 전했다.

 

"나는 태아의 몸을 드나들면서 육체의 성장을 점검했습니다. 태어난 뒤에는 갓난아기 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자유롭게 몸 밖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출산중에 내 몸이 잘못되지나 않을까 무척 걱정했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가끔씩 태아 속에서 체험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지만 대부분의 시간에는 태아의밖에 머물렀다고 느껴졌죠. 나는 내 의식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도록 태아의 육체조건을 조정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무척 피곤해하고 있다는 것밖에 의식할 수 없었죠"

 

"나는 태아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출산이 진행될 동안에도 태아 속을 들락거렸죠. 태아의 밖에 있을 때는 어머니의 고통을 알 수 있었지만, 일단 그 안에 들어가니 알 수 없었습니다."

 

"나는 태아의 몸에 별 관심을 갖지 않은 채 그 속을 들락거렸던 것 같습니다. 태아 밖의 시각과 태아 안의 시각을 동시에 유지하고 있었죠. 내가 육체 안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 시각은 위, 아래로 자주 이동했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처럼 태아 속을 계속 들락거렸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흥분해 있고, 또 아주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나를 원치 않았습니다. 나는 미성숙한 상태였는데, 그것은 어머니가 나의 출생을 원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그런 마음을 알아차린 나 자신도 태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임신 5개월 즈음부터 난 태아 속을 들락거렸습니다. 하지만 내가 태아 속에 완전히 들어앉은 적은 없었죠. 어머니는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한 질문은 적잖이 흥미로웠습니다. 나는 태아가 아직 자궁 안에 있을 때 그 속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그때에도 나는 태아의 육체를 완전히 점유하진 않았고, 자유롭게 그 속을 드나들었어요. 당시에는 모든 것이 밝고 환했으며, 육체적인 모든 감각을 느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는어머니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었고, 또 어머니가 안심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난 이따금씩  그것의 성장을 점검한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 몸이 남보다 월등한조건을 갖추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썩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난 단지 태아의 몸이 정상인지 확인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죠. 난 어머니가 자신의 '유인원적인' 역할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머니는 전생에 나와 모종의 작업을 함께 했었는데, 나를 임신한 이후에는 그 역할을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나는 태아 속을 들락거렸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게임 같았습니다. 나는 내가 태아를 통해 감정적이며 육체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졌지만 그리 자신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나는 태아 속을 들락거렸는데, 태아 안에 있었을 때는 진정한 나 자신을 의식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태아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고, 모태에 있을 때 어머니와 내가 장난을 치고 있으며, 왠지 우리가 감정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출생 직전 어머니는 나에 대해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출산이 진행되는 동안 어머니는 무척 힘들어했고 속으로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출생 직전까지 태아 속을 들락거렸습니다. 어머니는 출산에 대해 거부감과 걱정을 갖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심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나는 태아 속을 들락거렸는데, 그 와중에도 태아의 몸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현재의 가족 속에 태어나기로 이미 작정했기 때문이었죠. 난 일단 태어나기만 하면 가족들이날 좋아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어머니가 '아가야, 어서 태어나라, 난 지쳤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나는 태아의 몸을 들락거렸습니다. 그 당시 나에게는 '태아 안의 세계'와 '태아 바깥의 세계'라는 두 세계가 공존했기 때문에, 한 쪽에만 관심을 쏟을 수는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은 아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출생 직전에 그러했죠."

 

 

<150쪽>

피험자의 5%는 출생 전에는 태아 속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태어난 후에도 자신의 의식을 아기에게서 마음대로 분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출산이 진행되는 동안 태아 주변을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결코 태아 속에 있지 않았어요. 3일이 걸릴 정도로 정말 대단한 난산이었고, 어머니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습니다."

 

"나는 태아에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분만이 끝난 지 한참 후에야 아기 속으로 들어갔죠. 나는 어머니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난 태아 속을 들락날락하면서 태아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폈습니다. 그리고 태어난 뒤에도 아기의 몸에 완전히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그 몸 속에 완전히 구속되고 말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첫번째 숨을 쉬고 울음을 터뜨리고 나서부터 그 속에 완전히 감금되었습니다."

 

"난 거의 언제나 태아 밖에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거의 첫돌이 될 때까지도 아기 속에 있지 않고 밖에 나가 있었죠. 어머니는 출산 전이나 출산 중에 몹시 초조해했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나는 출산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아기 속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고통에 대한 체념과 함께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죽음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33세에 첫 출산을 경험한 것이었고, 난 어머니의 유일한 아이입니다."

 

"태아 속에 언제 들어갔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난 내가 거의 언제나 태아 밖에 나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태아의 숨이 끊어졌다가 내 영혼이 그 속에 들어감으로써 다시 살아난 적도 있었죠. 어머니의 감정을 의식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때 난 어머니가 나에 대한 강한 소유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출생 직후 곧바로 아기의 의식과 합치했지만, 그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 난 주변환경이 나에게 적대적이라는 것을 발견했죠. 그후 난 아기 밖으로 나갔다가 몇 주 후에야 다시 그 속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태아 속에 들어가는 횟수를 임신 막바지까지 점점 늘려가다가 출생 직후에 완전히 들어가 앉았죠. 하지만 출생 후에도 나는 가끔씩 아기의 몸을 떠나곤 했습니다."

 

"난 태아에게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태어난 지 6일째에야 그 속에 들어갔죠.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어머니가 자신이 이틀 내에 죽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난 그 모든 일들을 이 세상과 다른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152쪽>

피험자의 12%는 임신 6개월째부터 태아 속에 들어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어머니는 전생에 내 딸이었습니다. 난 어머니의 육체 속에 들어가기 전 어머니에게 내 에너지를 보내주고자 했죠. 태아의 몸이 형성되는 과정에 나 자신이 깊이 개입했다는 느낌도 듭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하기를 바랐던 겁니다. 난 그 몸이 완벽하게 형성된 후에, 그러니까 임신 9개월 즈음에야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날 어서 낳고 싶어하면서도 약간 걱정하고 있었고, 또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난 임신 8, 9개월이 돼서야 태아의 몸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내 의식은 태아와 완전히 합치됐죠. 출산 전에 어머니는 기쁨과 기대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산 중에는 어머니가 마취를 받았기 때문에, 어머니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출생 전 태아 속에 얼마 동안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곳은 따스했고 안전했죠. 사실 난 별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난 우리가 서로 만날 준비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는 임신 6개월쯤에 태아 속에 들어갔고 그 이후에도 종종 밖으로 나왔습니다. 난 어머니가 화가 나고, 또 겁에 질려서 나를 없애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살려 달라고 텔레파시로 얘기했죠."

 

"난 임신 6개월째부터 태아 속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전의 태아는 동식물과 비슷한 생명체에 불과했죠. 어머니는 임신에 대해 무척 만족하는 듯했습니다."

 

"나는 임신 8개월째부터 태아 안에서의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난 어머니가 여자 아기를 원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 또 아버지에 대해 어떤 억눌린 감정을 품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출산을 몇 달 앞둔 때부터 태아와 나 자신을 합치시켰습니다. 어머니는 임신에 대해 처음엔 겁을 집어먹었다가, 나중에는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였죠. 난 분만의 전 과정에 걸쳐 어머니의 심장과 내 심장이 뛰는 것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임신 말기에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모태에서 느껴지는 따스하고 안전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어머니가 날 원치 않는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지워 버리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이혼하려고 했는데 나를 임신하게 되었으니까요. 나는 이제서야 어머니의 감정을 알게 되었지만,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어머니를 사랑해야 하는것이 나의 업보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무튼 난 출생 직후에 엉엉 울고 말았죠."

 

 

<155쪽>

임신 6개월이 되기 전부터, 심지어는 어머니가 임신한 그 순간부터 태아 속에 머물렀다고 보고한 피험자들은 전체의 11%였다. 태아가 발길질을 하는 '생명의 증상'을 보이는 시기임에도 자신이 태아 속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전체의 11%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나는 먼저 태아의 세포를 체험한 다음에 다시 전체적으로 태아의 몸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임신 순간부터 태아 속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9개월이란 기간이 무척 지루하리라는 것은 어렴풋이 의식하고 있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태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했어요."

 

"나는 태아의 손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던 때부터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죠. 난 어머니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어요. 하지만 어머니도 산고가 시작됐을 때는 조금 겁을 먹었습니다."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난 자궁 속을 끊임없이 선회하는 한 마리 물고기 같았습니다. 그 속에서 장난을 치는 것 같았죠. 어머니는 무척 조용하고 행복한 상태였습니다."

 

"나는 태아의 주변에 있다가 심장이 뛰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 속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해산을 체험하면서 행복과 안도, 그리고 경이감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158쪽>

전체의 5% 안에는 다음과 같이 아주 재미있는 사례들도 있었다.

 

"태아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마음 속에 선명하게 떠오른 건, 태어날 때 모태에 투입된 약제와 마취작용 때문에 태아의 몸을 잠시 떠났다는 사실이었죠."

 

"태아에 달라붙어 다닌 일은 마치 물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정말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만족스런 상태였죠. 하지만 어머니는 두려움과 불안에 싸여 있었습니다. 나는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주고 어머니를 좀더 편하게 만들어 주려고 태아 속에 일찍 들어갔어요."

 

"나는 자궁 안에서 평안과 안전을 느꼈기 때문에 그 속을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태아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마치 기대감으로 가득 차서, 새로운 기운과 활력을 점점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것 같았죠. 나는 어머니가 자신이 과연 어머니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지 염려하면서 두려움과 죄의식을 한꺼번에 느끼고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내가 태아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머니와 나는 똑같은 마음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우리의 의식이 분리되자, 나는 본질적으로 이전과 같은 상태였지만 어머니는 상당한 변화를 거쳤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죠. 그것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일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불구의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태아 속에 있는 것은 마치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죠. 정말 대단히 부정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내가 태아에게 애착을 느끼긴 했지만, 기억나는 건 내가 마치 바다 속 반투명한 작은 새우처럼 생겼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자궁 속은 꽃봉오리 속처럼 빨갛게 되어 있었어요."

 

"내 의식이 태아 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태아는 나와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물체로 느껴졌습니다."

 

"내가 태아에게 집착을 느낀 시기는 임신되기 직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미 그때부터 난 앞으로 형성될 태아의 몸에 (현재의 몸에 쏟는 애착에 버금가는) 기대와 관심을 쏟아부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난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대체할 만한 또다른 아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나는 태아 안에 들어간 순간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한 느낌에 빠져들었는데, 얼마 후 그 곳이 무척 비좁고 답답한 곳임을 알아차렸죠.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일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난 태아를 지켜보다가 다음 순간, 결코 돌아서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그 속에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행복해하고 있었어요."

 

 

 

 

posted by mooncle
2024. 7. 27. 23:28 책에서 발췌



<133쪽>

태아를 한 사람의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도대체 영혼이 태아 속에 들어가는 시기는 언제일까? 어머니가 임신한 그 순간부터일까, 아니면 태아가 모태를 걷어차면서 생명이 자라나고 있음을 알리는 임신 4개월째부터일까? '당신의 영혼은 언제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갔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무척 흥미로웠다. 

 

나의 피험자 집단 750명은 일반적인 대중보다는 자유주의적인 견해, 곧 낙태를 찬성하는 쪽에 기운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 낙태를 일종의 살인으로 보는 가톨릭 교도를 비롯하여 여러 종파의 개신교도, 그 밖의 다른 부류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막상 조사결과를 살펴보니, 전체 피험자들이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태아의 몸은 결코 인간 의식의 일부분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출생하기 전부터 태아의 몸과 상관없이 별개의 완전한 의식체로 존재했다. 따라서 그들은 태아의 몸에 제약과 한계가 많다는 사실과, 자신들은 육체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를 선호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신생아의 세포의식cellular consciousness과 자신의 의식을 합치시키는 데 많은 거부감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전체 피험자 중 89%가 임신 6개월이 지난 뒤에야 태아 속에 들어갔거나 관련을 맺었다고 대답했다. 더구나 그 시기 이후에도 태아의 몸 속을 '들락거렸다'고 말한 이들도 많았다. 그들은 태아의 몸을 저개발된 생명체로 보는 어른의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거의 모든 피험자들이 출산 전이나 출산 중에 어머니의 감정을 텔레파시telepathy로 알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피험자 중 최다집단인 33%가 출산 직전이나 출산 직후에야 태아의 의식과 자신의 의식을 합치시켰거나, 그 몸 속에서의 체험을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태아 속에 언제 들어갔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난 태어날 준비가 다 되어 태아의 몸 속에 내가 들어갈 수 있기 전까지 밖에서 기다렸다고 느꼈습니다. 또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는 어머니가 나의 출생에 대해 신경이 곤두서 있으며, 무척 불행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임신 9개월이 다 돼서야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는 나의 출생에 무관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상하게도, 어머니는 출산을 앞둔 상황에서 아버지와 재정적인 문제를 의논하고 있었죠. 나는 많은 혼란을 느꼈고, 마치 누군가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억지로 태아의 몸 속에 들어와 마지못해 인생을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출산 직전에야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어머니가 임신을 일종의 손해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과, 나로서는 바로 그 점을 매우 불쾌하게 여겨 태아 속에 일찍 들어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죠."

 

"나는 출산 직전까지는 태아 속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 속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기 때문에, 출산 준비가 다 됐을때에야 비로소 태아 속에 들어갔죠. 나는 어머니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난 직후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하여 분만실의 상황까지 의식할 수 있었어요."

 

"언제 태아 속에 들어갔느냐고 질문받았을 때 나는 웬일인지 나 자신이 태아의 성장을 겁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태아가 점점 더 커지면서 출산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출산 직전까지 태아 밖에 머물렀습니다. 태아와 언제 '합치'했는지는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태어나기 직전 어머니가 무엇을 느끼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이번 출산이 어머니에게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머니는 아기가 제대로 '태어나지 않고 있다'며 나를 비난하고 싫어하고 있었어요."

 

"나는 출산 직전에야 태아 속에 들어갔으며, 태아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더이상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모두 어머니의 무의식 속에서의 일이었죠." 

 

"나는 임신 초기에 태아 속에 들어갔다가 태아가 너무 약해서 다시 나와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출산이 임박했을 때에야 다시 그 속에 들어갔죠. 어머니가 출산 중에 느낀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어머니가 진정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낳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시에 나는 어머니한테서 슬픔과 두려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혼자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출산 과정이 시작될 즈음에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어머니가 무척 심오한 모성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구체적으로 말해서 어머니는 분만이 진행되는 동안 정신이 '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감정을 헤아릴 수 없었어요."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생생한 이미지와 감정이 내면에서 느껴졌습니다. 모태에서 나는 머리를 출구 쪽으로 두고 있었고 어깨는 피에 젖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힘겨워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출산을 기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의 출생이 어머니의 삶을 더욱 버겁게 만들 것이란 점 때문에 정작 나 자신은 어머니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죠. 이번 최면을 통해, 나는 비로소 나의 출생과 관계된 슬픔과 불행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출생 직전까지 분만실 안을 떠다닌 것 같습니다. 태아의 몸과 나는 줄로 연결되어 있었죠. 나는 어머니가 나를 무척이나 낳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쌍둥이)는 출생 직전에야 모태에 들어갔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금발의 태아와 빨강머리의 태아 중 어느 몸에 들어갈지를 놓고 서로 싸웠어요. 어머니의 감정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행복해했고 아기를 낳을 준비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태아와 합치한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아무런 느낌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저 태아를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머니의 감정은 의식할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기 전, 나는 몸에 들어갈 시기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나는 어떤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태아 속에 들어갔죠.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도와준 조언자들의 목소리였어요. 그들은 조산이 될 수도 있으니 임신 7개월이 된 후에 태아에 들어가라고 충고해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어머니에게서 극심한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태아 안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들어가다니?'하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것이 어떤 강렬한 집중이라고 느꼈습니다. 마치 나의 넓은 자아가 깔때기를 통해 그 안으로 집중되는 것과 같았으니까요 내 의식이 그 안에 집중되면 될수록 비물질적 세계에 대한 나의 의식은 점점 엷어졌습니다. 달리 말하면 비물질적 세계가 나를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고 있었어요. 어머니의 감정이 느껴졌지만 상세하게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머니의 에너지를 의식할 수 있었을 뿐이죠"

 

"나는 태아 안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임신 3개월이 됐을 때에야 그 안에 들어갔는데, 늘 그 안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출생 전부터,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일에 좀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어머니의 신경이 약간 곤두서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어머니는 내가 특별한 아이며, 모든 것이 내게 딱 들어맞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출산 당시 어머니는 의사가 좀 늦게 왔다고 무척 화가 나 있었습니다."

 

"나는 마지막 순간이 올 때까지 태아 속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당시 나는 무척 행복했고 또다른 일로 매우 바빴죠. 결코 태아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약간 체념한 상태에서 행복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죠. 사실 출산은 어머니가 원했던 일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임신을 싫어했던 것은 아니지만요."

 

"나는 태아의 몸이 산도를 거의 빠져나왔을 때에야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그 순간 나는 질식할 듯한 느낌과 함께 고통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아기를 낳는 것에 상반된 감정을 느끼고 있었고 또 공포에 질려 있었죠."

 

"나는 출산 직전에 태아 속에 들어가서 분만과정을 모두 체험했습니다. 어머니는 공포에 질려서 떨고 있었습니다. 그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너무 겁에 질려서 내 아버지나 의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죠. 어머니의 그러한 공포는 내가 출산의 전 과정에 걸쳐 모태 속에 머물렀던 부분적인 이유가 됐습니다. 나는 내가 계획대로 태아 속에 늦게 들어간다 하더라도 태아가 살아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공포를 알아차리고는 그 안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태아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나는 내가 태아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출산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야 그 안에 들어갔죠. 그 안에 들어가자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탯줄이 숨통을 막았던 것입니다."

 

"나는 태아 속에 들어가는 것을 계속 미루다가 자궁수축이 시작되었을 때 비로소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어머니의 복부를 통해 전해져 오는 강한 감정의 파장을 느낄 수 있었죠"

 

"나는 출산 직전에야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분만이 진행되는 동안 태아를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첫 숨을 쉬었죠. 나는 어머니가 무척 많이 울었으며 나를 원치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140쪽>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얘기한 피험자들 중 20%는 태아 밖에 머무르다가 출산 직전에야 들어갔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환생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태아 속에 있지 않았지만 어머니에 대해서는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난 어머니가 날 사랑한다는 것과 내가 태어나길 고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태아를 지켜보다가, 내 몸 주변으로 약동하는 듯한 감정의 파장이 흘러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사실상 내가 태아 속에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어찌된 영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죠. 다만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그때 나는 태아 속에 있으면서도 바깥에서 태아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니의 감정이 어땠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어머니의 생생한 감정이 내게 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두려움과 후회를 느끼고 있었죠"

 

"나는 태아 바깥에 있었습니다. 출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태아가 자궁 속에 거꾸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뒤늦게서야 태아의 몸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겁에 질려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태아 안에 있기보다는 밖에서 그것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태아는 몸을 웅크린 채 탯줄을 붙잡고 있었죠. 탯줄은 내 인생의 목적인 작가의 펜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 마침 나는 태아의 바깥에서 나 자신이 환생한 목적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탯줄의 모습은 영락없이 내 심리상태를 상징하는 것 같았죠. 어머니는 나를 낳는 일에 상반된 감정을 느끼고 있으며, 바로 그런 이유에서 출산에 열의를 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난 태아 주변에 머물면서 태아의 모습을 보고 찬탄했습니다. 그 속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출생하기 직전까지 참았죠.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부모님들이 나의 출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나의 출생을 불행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태아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그 속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난 태아 바깥에 있었죠. 하지만 태아의 몸을 좋아했고, 태아를 보호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인상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태아 바깥에 머물렀습니다. 자라나는 태아의 몸을 지켜보면서 경이로움을 느꼈죠. 나는 그 몸이 내 소유가 되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에너지는 물론 나 자신의 에너지로 태아를 보호했습니다.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 질문받았을 때는 분노와 비탄, 냉혹함, 그리고 대단한 두려움과 고통이 느껴졌습니다.그리고는 전신을 진동시키는 격렬한 감정이 전해지면서 비명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부터는 기억의 필름이 끊겼습니다."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간 시기에 대해 질문받았을 때 난 집이 완공되길 기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었죠. 나는 주변 상황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는 태아 속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난 추방되어 정처없이 떠도는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어머니는 분노와 고통, 기쁨과 염려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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