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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사례들 중에서도 쌍둥이로 태어난 경우는 흥미롭다. 그 중에서도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가 수정된 후 분열을 일으켜 두 태아로 성장'하기 때문에 이란성 쌍둥이와는 달리 똑같은 유전정보를 공유한다. 이란성보다 좀더 드문 현상으로 일종의 무성생식이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똑같으면서도 완전히 별개인 두 개체가 되는 것이다.
750여 개의 사례 중에서 쌍둥이는 11쌍이 있었다. 그 중 일란성 쌍둥이는 1건이었는데 그들은 각기 아주 다른 전생을 갖고 있었고, 그들이 선택한 전생의 시기도 서로 달랐다. 그들은 최면을 통해 출생체험을 하는 동안 자신들이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쌍둥이 중 한사람은 스스로 환생을 선택했지만 다른 한사람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이 있었다. 또한 그들은 서로 전생에서부터 알아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쌍둥이 피험자들의 답변은 놀라울 정도의 일관성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전생에서부터 아주 친밀한 관계로 지내왔으며 피안의 세계에서도 함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자신들은 쌍둥이라서 친밀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에 이번 생애에서 쌍둥이의 삶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나의 쌍둥이 자매는 이번 시기에 환생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함께 가달라고 부탁했죠. 그녀는 이번 생애에서 청산해야 업보가 나보다 더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나보다는 그녀가 태어나고 싶은 열망이 더 강했습니다. 나는 그녀와 함께 환생하기로 동의했고 쌍둥이로 태어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출생 직전에야 태아 속으로 들어갔는데, 자궁 안에서 쌍둥이의 몸을 선택하는 문제로 심각하게 논쟁을 벌였습니다. 쌍둥이 중 하나는 빨강머리였고 다른 하나는 금발이었기 때문에 긴 논쟁 끝에 마침내 우리는 하나씩 몸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에 서둘러 태어나고 싶어했고, 나는 주저했어요. 나는 그녀가 내게 어서 빨리 태어나라고 재촉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쌍둥이 피험자들도 전생에 형제이거나 자매, 또는 연인이나 사제지간이었다. 또한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들이 쌍둥이로 함께 태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떤 쌍둥이 피험자는 다음과 같은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박사님이 출생 전의 시간대로 날 유도하셨을 때 난 루이스라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을 의식했습니다. 우리는 매우 절친한 사이였는데, 내게 환생을 권유한 사람도 바로 그였지요. 나는 내가 피안의 세계를 충분히 경험했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 위해 지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루이스는 여러가지 충고를 해주면서 자신이 날 지켜주겠다며 안심시켰어요. 그리하여 우리는 쌍둥이 태아를 선택했습니다.
난 출생 직전에 이르러서야 태아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후 난 루이스가 자신의 몸에서 떠나고 있다는, 대단히 불행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태어나지 않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그는 내키지 않는 듯한 말투로 나와 함께 태어나지 못하는 대신 꿈 속에서 나와 만날 것이며, 내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여러 모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죠. 결국 루이스는 사산됐고, 난 정상적으로 태어났습니다. 그 뒤로 나는 늘 꿈 속에서 내 문제를 상의해주고 날 안심시켜 주는 인물을 만나왔는데, 그가 바로 루이스였던 것입니다!"
어떤 피험자는 전생의 인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현재의 아버지를 전생에서도 알았느냐고 질문받았을 때 난 불현듯 그가 전생에 나의 쌍둥이 자매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당시 우리는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난 그와 다시 살게 되기를 희망했죠. 그 소원이 이루어져 우린 이렇게 다시 만난 것인데 이번에는 쌍둥이 자매지간이 아니라 부자지간으로 살게 된 것입니다."
어떤 피험자들은 현재의 친구가 전생에 자신의 쌍둥이 자매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나 이상할 정도로 친밀감을 느껴왔습니다. 때때로 서로에 대한 정신감응적인 경험을 하기도 했죠. 이제와서 보니 우리가 전생에 쌍둥이였기 때문에 그랬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750여 명의 피험자 중 6명은 임신 6~7개월에 태어난 조산아였는데, 흥미롭게도 이들은 모두 출생 직전에 태아 속에 들어갔다고 보고했다. 그들 중 세 명은 태아의 몸이 형성되는 동안 '다른 존재들'의 조언을 받고 있다가 출생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태아의 몸 속에 들어갔다고 보고했고, 다른 두 명은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 속에 들어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출생초기에 자신들의 몸 속을 들락날락하며 주로 공중을 떠다녔다고 보고했다.
나머지 한 피험자는 태어난 직후에 숨이 막혀 죽을 뻔하다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고 나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된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그 피험자도 다른 피험자들과 마찬가지로 인큐베이터 속 태아의 몸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다고 했다.
임신 6개월에 조산으로 태어난 어떤 피험자는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그녀의 어머니가 자신의 출생을 원치 않았고 자기도 별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그건 마치 우리 두 사람의 공동작업 같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떨어지길 원했고, 결국 각자의 소원대로 내가 모태를 일찍 떠나게 된 것입니다."
피험자 중 14명은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사람과, 산도를 통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사람의 체험은 어떻게 다를까? 나는 이것이 궁금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이 견디기 힘든 체험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어떤 피험자는 태어나려고 애쓰던 차에 제왕절개로 손쉽게 태어나서 무척이나 기뻤다고 보고했다.
"난 내 머리를 계속 앞으로 밀고 나갔지만 눈앞의 장애물은 정말 요지부동이었죠.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몸이 들어 올려지더니 이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산고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내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태어날 가망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제왕절개로 날 꺼내준 것이 분명했어요."
"나는 정말 태어날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내가 태아 속에 들어가서 태어날 준비를 막 시작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몸이 공중으로 들려 올라간 것입니다. 내 몸은 잠시 내 어머니의 몸 위에 정지됐는데 그때 난 무척 불안했습니다. 아래로 떨어질까봐 겁났던 거에요. ... 그것은 아주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난 이제까지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과 떨어지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했는데 이번 최면체험을 통해서 그 공포증이 제왕절개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몸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들어 올려졌죠. 제왕절개로 태어났던 겁니다. 그때 나는 지독한 외로움, 추위, 그리고 눈부신 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난 뒤에는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날 들어서 꼭 안아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마취된 상태였으니까요. 난 무척 외로웠습니다."
내 피험자 중 30여명은 출생 직후 다른 부모에게 입양된 이들이었다. 애당초 그들이 워크숍에 참가하게 된 동기도 자신들이 입양아가 된 근본원인을 알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중 한 사람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언제나 내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 출생 상황은 어떠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거의 강박관념처럼 늘 뇌리를 떠나지 않았죠. 그래서 나는 친어머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지 않을까 해서 최면 워크숍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입양아 출신의 피험자들이 이렇게 자신들의 출생에 대해 강한 탐구심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14명만이 최면을 통해 자신들의 출생을 회상할 수 있었다. 출생회귀 체험에 대한 갈망이 높다고 해서 체험의 가능성이 커지지는 않는다. 그런 정보를 허용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결정은 우리의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최면을 통해 출생을 체험한 피험자 중에서 2명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자신들과 친부모들이 전생에 아무런 관계가 없었고, 양부모들이야말로 자신들과 전생에 인연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보고했다. 자신의 어머니를 알고 싶어했던 한 피험자는 최면중에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순간 그것이 바로 친어머니의 이름이라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름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피험자와 양부모 사이에 얽힌 전생의 인연은 지금까지 조사한 것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어떤 피험자들은 출생 전에 자신들이 양부모들과 어떤 인연이 될 수 있을지 미리 알아보고, 그들의 친자식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입양이 되어서라도 가족관계를 맺기로 계획하고 태어나기도 했다. ... 나의 피험자들이 장차 입양될 운명임을 알고 있었다면 인간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일까? 한 피험자는 양부모와 관련된 아주 흥미로운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나는 내가 받아야 할 유전정보 때문에 친부모를 선택했습니다. 양부모 역시 내가 선택했는데, 나는 출생 전부터 내가 그들에게 입양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내가 현재의 양부모를 선택한 까닭은 그들이 제공해 줄 수 있는 환경이 내게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생애에서 난 해야 할 일을 갖고 있었고 그 일을 가능한 한 신중하게 계획하고 싶었죠. 그래서 난 유전적 환경을 제공해 줄 부모와, 성장환경을 제공해 줄 부모를 따로따로 선택했습니다."
이 피험자는 출생회귀 최면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았는데 두 번째 체험에서는 더 많은 인상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이번 생애를 계획하면서 원래 남자로 태어나기로 작정했죠. 그래서 현재의 나보다 18개월 늦게 태어날 남동생의 몸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조바심이 나서 먼저 태어날 태아를 선택하기로 마음을 바꾸었죠. 그렇게 해서 난 여성의 몸으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이 피험자는 자신이 여자라는 점을 늘 불만스럽게 여겼다)
그점에 대해서는 내가 정말 큰 실수를 저지른 거예요. (웃으며)하지만 박사님도 알다시피 그런 상황에서는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어쨌거나 난 내 남동생이 태어난 직후, 그러니까 내가 생후 18개월이 됐을 때 현재의 양부모에게 입양됐습니다. 그 당시 우리 두 남매가 모두 입양됐는데, 이제까지 난 내 양부모가 갓난아기가 아닌 나를 왜 선택했는지 알 수 없었죠. 내가 양부모에게 영향력을 미쳐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물론 나는 출생 전부터 그들에게 입양되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하지만 마음을 바꿔 여성의 몸을 선택하게 되면서 너무 일찍 세상에 태어나는 바람에, 내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남동생이 아닌 누나가 입양될 수 있도록 다시 손을 써야만 했습니다."
출생 회귀를 경험한 입양아 출신 피험자 중 2명은 자신들과 양부모가 전생에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중 한 사람은 이렇게 얘기했다.
"친부모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난 물론 그들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전생에 내 자식들이었습니다. 그 생애에서 난 그 어린 자식들을 내버린, 아주 불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나는 내 인생의 목적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번 생애를 선택한 까닭은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느낌을 체험하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나는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인생 초기에 배우게 됐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 나이에 낯선 자들의 동정심에 몸을 의탁하는 신세가 되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양부모들은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전생에 나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것입니다. 전생에 나와 인연이 있었던 이들은 나의 친부모뿐이었어요. 따라서 이번에 나는 대단히 모범적인 인생을 살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으니까요"
양부모와의 사이에 전생의 인연이 없었던 또다른 피험자는 친아버지만이 전생에 자신과 관계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난 이번 생애에서 그와 함께 살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가 내 친아버지가 된 이유는 단지 유전적 인연을 맺기 위해서일 뿐이었어요. 재미있게도 남편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전생에서도 함께 살았죠. 나의 여러 절친한 친구들도 전생부터 나와 관계가 있었지만 내 양부모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요약하면, 입양된 피험자들은 출생 전부터 자신들이 입양되리라는 사실과 출생환경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생애에 맺을 인연을 비롯하여 자신들의 출생환경과 성장환경을 아주 신중하게 선택했다. 인간관계는 꼭 혈연에 의해서만 맺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형제나 자매, 부모보다 친구에게서 더 진한 친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전생의 인연은 피보다 더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