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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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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0. 16:36 책에서 발췌

[Angels in My Hair, 2008]

 

 

 

<30쪽>

세상에는 수백만의 천사들이 있다. 눈송이들이 그렇듯이 천사들의 숫자를 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천사들이 할 일이 없다. 그들은 인간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항상 쉽지는 않다. 수백만의 천사들이 공중을 배회하고 있는 것을 상상해 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바쁜 나머지 천사들이 자신들을 도와주기 위해 그 곳에 존재하며 또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천사들은 할 일이 하나도 없다. 

신은 우리가 행복하고 우리의 삶이 즐겁기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를 도우라고 천사들을 보내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영적 도움의 손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며 우리 중 누군가는 손을 뻗어 도움을 얻는 반면,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천사들은 우리 곁을 걸으면서 자신들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지만 우리는 듣지 않는다. 우리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가 영혼을 가진 존재임을 잊었으며 단순히 피와 살을 가진 존재라고 믿는다. 우리는 그 이상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다. 내세도 없고 신도 없고 천사들도 없다고 믿는다. 우리가 물질주의자가 되고 자신에게 사로잡혀 사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간은 피와 살 이상의 존재다. 당신이 이 사실을 자각하고 당신이 영혼을 가진 존재임을 믿기 시작하면 당신의 수호천사와의 연결이 시작될 것이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있는 동안 당신이 이 내용을 믿든 믿지않든, 지금 당신 곁에는 천사가 있다. 그는 당신의 수호천사이며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저마다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빛의 에너지로 만들어진 방패가 그것이다. 그 방패로 우리 주위를 감싸는 것이 수호천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신과 천사들에게는 우리 모두가 동등한 존재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보호받고 보살핌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 우리에게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사람들을 볼 때, 실제로 그들을 감싸고 있는 이 방패를 볼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당신의 수호천사는 당신의 몸과 당신 영혼의 문지기다. 그는 당신이 잉태되기도 전에 당신에게 배정되었다. 당신이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는 동안 그는 매순간 당신을 보호하면서 당신과 함께 그 곳에 있었다. 일단 당신이 태어나서 자라기 시작하면 수호천사는 단 한순간도 당신 곁을 떠나지 않는다. 당신이 잠을 잘 때도, 화장실에 있을 때도 그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당신이 죽을 때도 수호천사가 당신 곁에 있다. 당신이 육체를 떠나는 것을 도와주면서.  

수호천사는 또한 다른 천사들이 언제든 당신을 돕기위해 당신 삶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한다. 그 천사들은 왔다가 간다. 나는 그들을 '교사 천사들'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이 모든 이야기들을 믿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당신은 먼저 당신의 회의론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당신이 냉소적이라면 당신의 냉소적인 태도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천사들의 존재 가능성에 마음을 연다고 해서, 당신의 영적인 자아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영혼에 대해서 배운다고 해서 당신이 잃을 것이 무엇인가. 지금부터 천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천사들은 훌륭한 교사들이다.

 

어린시절 나는 나를 가르치고, 나에게 여러가지를 보여주는 천사들과 무척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혼자서 몇 시간을 있어도 행복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소 중 하나는 언니와 함께 쓰던 작고 아늑한 방이었다. 그 방은 천정이 낮고 경사졌으며 창문이 야트막하게 나있었기 때문에 무릎을 꿇거나 웅크리고 앉아서, 사람들이 오가는 바깥 풍경을 내다볼 수 있었다.

 

나는 이웃사람들이 길 아래쪽으로 지나가는 것을 구경하곤 했는데, 때로는 그들 곁에서 함께 가고있는 그들의 수호천사들을 보곤 했다. 그 때는 그들이 수호천사인 줄을 몰랐다. 마치 밝게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수호천사는 약간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어떤 때는 인간과 똑같이 걷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때로는 심지어 그 사람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뒤에서 날개로 그 사람을 포옹하고 있기도 했다. 마치 보호하려는 듯이. 이 천사들 역시 크기가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때는 작은 불꽃으로 나타나 점점 커져서 완전한 실물크기가 되었다. 또 어떤 때는 자신들이 돌보는 사람보다 훨씬 몸집이 거대하고 키도 큰 존재로 나타났다. 수호천사들은 빛이 났으며 종종 금빛이나 은빛, 푸른빛 혹는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나는 영혼들도 보았다. 크리스토퍼 오빠를 본 것처럼 언덕 위쪽에 살고있던 한 이웃은 가끔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창 앞을 지나가곤 했다. 크고 낡은 유모차에 탄 아기와, 이제 겨우 아기티를 벗은 두 명의 아이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걷는 노인이 보였다. 하루는 그 이웃이 우리 가게에 어머니와 함께 있었는데, 나는 그 아주머니가 최근에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가 몹시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내가 봤던 그 노인이 그 아주머니의 아버지이며, 아이들의 할아버지임을 알았다. 아주머니가 자신의 아버지를 보고싶다고 말하는 순간에도 그가 그 옆에 서있는 것을 보고 나는 미소지었다. 아주머니는 단지 그를 볼 수 없었을 뿐이다. 노인은 딸을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도움과 위안을 주기 위해 영혼으로나마 늘 그녀 곁에 있었으며 그녀가 그를 보낼 준비가 될 때까지 그녀와 함께 있을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 영혼들의 모습을 살아있는 사람들과 혼동하기 쉬웠다. 크리스토퍼 오빠에 대해서도 그랬다. 천사들은 나에게 영혼과 실제 사람의 차이를 알아보는 법을 몇 번이나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설명하기가 약간 어렵다. 영혼은 우리와 똑같아 보이지만 조금 더 빛이 난다. 마치 그들 몸 안에 빛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이 빛을 밝게 할 수도 있었고 또 어둡게 할 수도 있었다. 빛이 더 밝을수록 그들은 반투명이나 투명에 더 가까워 보였다. 영혼들이 자신의 빛을 어둡게 하면, 실제로 살아있는 육체를 가진 사람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들은 눈에 덜 띄기 위해 이따금씩 그렇게 했다. 가령 당신이 길 건너편에 사는 이웃사람과 지나치면서 인사를 했는데 몇 분 뒤 당신은 방금 전 인사한 조니라는 그 사람이 여섯 달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같다. 그제야 당신은 비로소 조니가 보통사람들보다 조금 더 밝게 빛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창문을 통해 본 것들 중 내가 좋아했던 것 하나는 사람들 주위에 흐르는 에너지를 보는 일이었다. 때로 내 친구의 어머니에게서 엷게 빛나는 자주색, 보라색, 붉은 색, 청록색, 초록색 빛의 소용돌이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회오리 바람처럼 하나의 중심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보통 여자들의 에너지와는 다른 에너지였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나를 매료시켰다. 나중에 나는 그 아주머니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어머니에게서 듣고 혼자 미소지었다.  ... 중략 ...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함에 따라 당신은 당신의 삶에서 그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천사들은 당신과 늘 접촉해 왔다. 우리는 삶을 단독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육체 속에 있지만 우리 각자는 신과 연결된 하나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 천사들 역시 신에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우리는 천사들에게 우리를 도울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천사들이 우리에게 능력을 부여하도록 그들에게 능력을 부여한다. 

 

신은 우리에게 자유의지free will을 주었으며 천사들은 그것을 침범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떠나라고 말하면, 만약 우리가 도움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 그 때 신과 천사들은 한쪽으로 물러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완전히 떠나가지는 않는다. 그들은 근처 어딘가에서 기다릴 것이다.ㅋ 어딘가로 가고 있을 때, 왼쪽으로 가는 대신 오른쪽으로 간 경험이 있는가.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왼쪽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당신은 나중에 자신을 책망한다. 어쩌면 당신의 수호천사가 당신의 귀에 대고 왼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해 준 것일 수도 있다. 천사들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와주기 위해 기다리면서 우리 주위 모든 곳에 있다. 하지만 우리쪽에서 먼저 도움을 요청해야만 한다.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우리는 천사들이 우리를 돕도록 허락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한사람과 그의 수호천사와의 연결이 더 견고해진다. 

그 모든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깨닫는다. 내가 천사들과 인간 사이의 통역자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자주 중개자로 부름을 받는다. 내가 이 특별한 역할을 맡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언제나 천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천사들에게 우리가족을 도와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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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멍때리며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았다. 내게는 물에 번진 불빛처럼 생긴 '로리'라는 친구가 있었고, 대개는 눈에 안보이는 상태로 무언의 대화를 나누곤 했다. '꿈나라'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우기다가 두 살 위의 오빠에게 놀림을 당한 이후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는 어디까지가 진짜 기억이고 어디부터가 어린아이의 상상인지 구분할 수 없지만 지금도 가끔 습기찬 유리 너머 동그랗게 번진 빛의 구를 보면 로리 생각이 난다. 아마도 초등학교 1학년 즈음에 사라져 버렸지 싶다. 

 

로나 번에 따르면 종교나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수호천사'가 있고, 그들은 사람의 세 걸음 정도 뒤에서 '빛'의 형태로 언제나 함께 한다고 한다. 한 사람을 전담하는 수호천사 외에 직분없는unemployed, 즉 실업천사들이 있는데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 멀리서 보면 강가의 물안개처럼 보일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도무지 '도움을 청하지 않아서' 그들 대부분이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대기하던 다미엘과 카시엘처럼.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