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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 8. 21:55 책에서 발췌

LIFE BEFORE LIFE, 짐 터커Jim Tucker 지음 2005 / 박인수 옮김, 김영사, 2015

 

 

 

<이안 스티븐슨의 서문>

... 짐 터커는 이렇게 질문한다. "이 증거가 환생을 믿을 수 있게 할 만한 것인가? 아니면 믿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강력한 것인가?" 환생에 대해 반대의견을 갖기는 쉽다. 기억력 부실, 인구 폭발, 심신문제, 기만...... 게다가 전생을 기억한다고 실제로 주장하는 사람은 소수다. 짐 터커는 이 문제들을 하나하나 철저히 다루었다. 그의 책은 그 형식이 독보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특히 나는 그가 환생의 실재를 밝혀나가는 데 독자들을 잘 안내하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17쪽>

1992년 어느 날 밤 존 맥코넬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전직 뉴욕 경찰관이었던 그는 퇴직 후 사설보안요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전자제품 상점 앞에서 그의 발걸음이 멎었다. 두 남자가 상점을 털고 있는 것을 보고 우뚝 멈춰 선 그는 권총을 뽑아 들었다. 그때 계산대 뒤에 있던 다른 강도 한 명이 존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존은 응사를 시도하다가 강도의 총에 맞아 쓰러졌으나 다시 일어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는 사이 그는 여섯 발의 총상을 입고 말았다. 총탄 하나는 등을 뚫고 들어가 왼쪽 폐와 심장, 폐동맥을 관통했다. 폐동맥은 우심방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어 산소를 공급받는 중요한 혈관이다. 그는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존은 가족들과 친밀하게 지냈는데 특히 딸, 도린에게는 종종 이런 말을 건네곤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늘 네 곁에서 돌봐줄 거야." 존이 죽고 난 후 5년이 지나서 도린은 아들을 낳았고, 이름을 월리엄이라 지었다. 윌리엄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를 반복했다. 의사들은 폐동맥판막 폐쇄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폐동맥의 판막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서 혈액이 동맥을 지나 폐로 들어가지 못하는 증상으로, 이 판막 이상 때문에 심장 우심실마저 기형이 되었다. 윌리엄은 몇 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 뒤로도 무기한의 치료가 계속 필요하긴 했지만 다행히도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윌리엄은 할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갔던 치명적인 상처와 아주 유사한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게다가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자라자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윌리엄이 세 살 되던 해의 어느 날, 집에서 공부에 매달리는 도린의 옆에서 윌리엄은 계속 까불거리며 신경을 건드렸다. 참다못한 도린이 "가만 앉아 있어. 안 그러면 엄마가 때려줄 거야"라며 화를 내자, 윌리엄은 이렇게 답했다. "엄마, 엄마가 어렸고 내가 엄마의 아빠였을 때, 엄마도 못된 짓 많이 했지만 나는 한 번도 안 때렸어!"

이 말에 도린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윌리엄이 할아버지의 생애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했을 때에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도린은 아빠가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윌리엄은 여러 번에 걸쳐 자기가 할아버지였을 때의 일을 이야기했고, 죽음에 대해서도 말했다. 윌리엄은 자기가 죽임을 당했을 때 여러 명이 총을 쐈었다고 했다. 그리고 존만이 알고 있을 사실을 말하기도 했다. 한번은 윌리엄이 이렇게 물었다. "엄마가 어린아이였고 내가 아빠였을 때, 그 고양이 이름이 뭐였죠?" "매니악 말이니?" 하고 도린이 대꾸하자, "아뇨, 그 녀석 말고 하얀 애 말이에요." "보스턴?" 도린이 다시 물었다. "네, 맞아요. 난 그냥 보스라고 불렀죠. 그렇죠?" 맞았다. 그들 가족은 매니악과 보스턴으로 불리는 고양이 두 마리를 갖고 있었다. 하얀 고양이를 보스라고 부른 사람은 존 뿐이었다.

 

어느 날 도린은 윌리엄에게 태어나기 전에 겪은 일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윌리엄은 목요일에 자기가 죽었고 천국으로 올라갔다고 했다. 천국에서 동물들을 보고 신과 대화도 나누었다고 말했다. "나는 신에게 다시 돌아갈 준비가 됐다고 말했었죠. 그러곤 화요일에 태어났어요." 요일의 이름도 아직 잘 몰랐던 윌리엄이 정확히 구분하는 것을 듣고 도린은 깜짝 놀랐다. 도린은 시험 삼아 고쳐 물었다. "네가 목요일에 태어나고 화요일에 죽었단 말이지?" 그러자 윌리엄은 재빨리 응답했다. "아뇨, 목요일 밤에 죽었고 화요일 아침에 태어났어요." 둘 다 정확히 맞았다. 존은 어느 목요일에 숨을 거두었고, 5년 후 어느 화요일에 윌리엄이 태어났던 것이다.

 

윌리엄은 삶과 삶 사이의 기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죽으면 바로 천국에 가는 게 아니에요. 여러 다른 차원으로 가죠. 여기, 그리고 여기, 그다음엔 여기"라며 윌리엄은 매번 손을 더 높이 올려 보였다. 동물들도 사람처럼 다시 태어나며 천국에서 본 동물들은 물거나 할퀴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존은 천주교 신자였으나 환생을 믿었으며, 다음 생에서는 동물들을 돌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의 손자 윌리엄 또한 앞으로 수의사가 되어 동물원에서 몸집 큰 동물들을 돌보겠다고 말한다. 몇 가지 점에서 윌리엄은 도린에게 아빠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월리엄은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책을 좋아한다. 도린과 함께 할머니 댁을 찾아갔을 때 할아버지인 존의 서재에서 책들을 읽으며 몇 시간이고 보냈다. 윌리엄은 오래전 할아버지가 했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할아버지처럼 뭔가를 조립하는 데 선수이고, 또 쉴 새 없이 말하는 이야기꾼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도린이 아빠를 떠올리게 되는 순간은 윌리엄이 이렇게 말할 때다. "엄마, 걱정 말아요. 내가 늘 돌봐줄 거니까." 

 

 

<29쪽>

레바논의 수잔 가넴은 한 살이 되기도 전에 했던 첫말이 "레일라" 였는데, 전화 수화기를 들 때마다 "여보세요, 레일라"라고 말하곤 했다. 수잔은 가족들에게 '심장수술을 하러 간 미국에서 끝이 난 전생'에 대해 아주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가족들은 그 인물을 추적할 수 없었다. 다섯 살이 될  무렵 수잔은 이전 생에 자신의 가족이었다고 여겨지는 가족과 실제로 만났다. 그리고 그 가족은 수잔의 전생에 대한 세부사항을 듣고 이전 생 인물이 다시 태어났다고 확신했다. 이전 생 인물은 미국의 한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후 죽었고 레일라라는 이름을 가진 딸을 둔 것으로 밝혀졌다. 레일라는 여권에 문제가 있어 임종을 지킬 수 없었다. 죽기 전에 병원에 있던 오빠가 레일라에게 전화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수잔은 전생에 대해서 40가지를 정확하게 입증했는데 거기에는 25명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  아이들이 전생을 말할 때에 어떤 아이들은 별일 아니란 듯이 얘기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강렬한 감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강렬한 감정을 보여주는 아이의 예를 하나 들자면, 조이라는 이름의 시애틀에 사는 남자아이가 있다. 아이는 자동차 사고로 죽은 전생의 엄마에 관해 여러 번 말했다. 네 살 생일을 앞둔 어느 날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아이는 의자에서 일어나 창백한 얼굴을 하고는, 엄마를 골똘히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우리 가족이 아니야. 우리 가족은 죽었어.” 조이는 잠깐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내려올 때까지 조용히 울었다.

 

 

<32쪽>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아이가 하나의 전생만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아이가 삶과 삶 사이의 시간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간혹 어떤 아이들은 이야기 한다. 아이들의 진술은 예를 들어, 이전 인물의 장례식과 같이 지구에서 일어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영역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케니Kenny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는 자동차 사고로 죽은 한 남자의 삶에 관한 수많은 세부사항을 제공했다. 그가 죽자 다른 영혼(아마도 그 차량의 운전자)이 손을 잡고 커다란 강당으로 보이는 곳에 데려갔고 다른 영혼들과 함께 있었다. 케니가 말하기를, 신이라고 여겼던 또 하나의 영혼이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내려가서 태어나라고 알려주었다고 한다.

 

 

<41쪽>

스티븐슨 박사의 논문을 읽은 사람 중에 체스터 칼슨Chester Carlson이라는, 제록스 회사의 기반이 된 복사 기술을 고안한 사람이 있었다(그의 부인 도리스 칼슨이 그에게 초심리학에 관심을 두도록 권유했다). 체스터 칼슨은 스티븐슨의 논문을 읽고 그에게 연락해 재정 지원을 제안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처음에는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서 거절했으나, 사례를 더 수집하면서 점점 호기심이 더해져 칼슨의 재정 지원을 받아들였다.

1966년, 스티븐슨 박사는 같은 주제로 펴낸 첫 번째 책인 [환생을 암시하는 20가지 사례]를 썼다. 그는 20명의 아이들이 말한 것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 몰두했다. 아이들의 진술과 아이들이 기억한다고 여기는 인물들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잘 들어맞는지 확인했다. 그 책은 인도, 스리랑카, 브라질, 레바논에서 수집한 매우 상세한 보고서로 이루어졌는데, 스티븐슨 박사가 각각의 사례를 위해 취재한 모든 사람의 목록이 들어 있다.  ...... 1967년, 칼슨의 재정 지원에 힘입은 스티븐슨 박사는 정신의학과 주임교수직을 사임하고 연구에만 정진하게 된다. 그의 작업을 인가하지 않았던 의학부 학장은 스티븐슨 박사가 사임하는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학장은 지금은 인지연구소Division of Perceptual Studies로 알려진 작은 연구분과를 설립하도록 승인했고, 스티븐슨은 그 곳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다음 해, 체스터 칼슨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칼슨의 재정 지원으로 분과가 운영되고 있었기에, 스티븐슨 박사는 연구를 포기하고 더 통상적인 연구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때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를 위해 버지니아 대학에 일백만 달러를 기증한다는 칼슨의 유서가 공개되었다. 대학에서는 비상식적인 성격의 연구를 지원하는 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터져 나왔다. 대학이 백만 불짜리 기부금을 거부하는 일은 없었으나, 어떤 사람들은 그 상황을 명백히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대학 측에서는 학술연구 지원금으로 주어진 칼슨의 돈을 받기로 결정했고, 그 덕에 연구가 계속되었다. 

 

 

<47쪽>

우리는 보통 통역을 통해 취재하는데 미국 외의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보제공자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한다고 확신할 때까지 통역과 오해 소지가 있는 어떤 작은 것도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 통역사들은 우리와 어느 정도 같이 일하게 되면 우리가 무엇을 취재하려는지 이해하고, 필요한 모든 내용을 질문한다. 때때로 취재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는 뜻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하여 우리가 되풀이해 확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우리를 꽤 잘 참아준다. 사례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절대 그들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은 거의 모두가 우리의 방문에 언제나 호의적이다. 

 

 

<137쪽>

삶 사이의 사건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어떤 아이들은, 때로는 철학적인 진술을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소년 케니는 아홉 살이었을 때, 같이 놀던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는 엄마에게, "그렉이 죽은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나쁜 일도 아니야. 나는 단지 그렉의 엄마가, 죽은 것은 그렉의 몸 뿐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해. 어쨌든, 신은 모두가 이르든 늦든 천국에 오기를 기다려"라고 말했다.

 

 

<141쪽>

인도의 작디시 찬드라의 사례를 스티븐슨 박사가 접한 때는 꽤 세월이 지난 뒤였다. 주인공은 당시 30대 후반이었다. 주인공의 아빠는 유망한 변호사였는데, 사례가 진전됐던 당시 아이의 진술과 증언을 받아쓴 기록을 만들었다. 작디시는 인도 북부의 큰 도시에서 태어났다. 세 살 중반이었을 때부터 300 마일 가량 떨어진 지역인 베나레스Benares에서 살았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작디시가 제공한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아빠는 몇몇 친구들과 동료를 증인으로 하여 아들의 진술을 기록해 두었다. 그 뒤에 베나레스의 지방자치단체 의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의장은 편지를 읽자마자 작디시가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지 단언할 수 있었고, 조사해서 작디시의 진술 대부분이 아주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회신했다.

 

아빠는 곧 국립신문에 아이의 진술을 확인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 아빠는 작디시의 이전 생의 아빠가 바부지 판데이라는 이름이었고 베나레스에 집이 있었는데 큰 대문, 거실, 그리고 지하의 한쪽 벽에 고정된 철제 금고가 있는 방이 하나 있었다고 말했다고 썼다. 이름 뒤에 붙는 '지ji'는 '존경받는 이라는 뜻이므로 작디시는 아빠가 바부라고 불렸다고 말했다. 작디시는 바부지와 사람들이 저녁이면 모여 앉아서 인도 술인 방bhang을 마셨던 안마당도 묘사했다. 또 바부지가 마사지를 받았고, 얼굴을 씻고 나서 거기에 분이나 진흙을 발랐다고 했다. 두 대의 차(그것은 그당시 인도에서는 아주 이례적이었다)와 말 한필이 끄는 마차를 묘사했으며, 바부지의 두 아들과 부인이 죽었다고 말했다. 작디시의 아빠는 아이가 '가족 내의 사적인 문제들을 많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작디시의 아빠는 이전 생 인물이 살았던 베나레스로 떠나기 전에 법관에게 가서 작디시의 진술들을 공식적으로 기록했다. 기록된 진술에는 신문에 기재된 것에 덧붙여서, 자신의 이름이 자이 고팔이라는 것과 형이 자기보다 더 컸는데, 이름이 자이 망갈이었고 독살되었다는 사실이 포함됐다. 갠지스강이 집 근처에 있었으며, 다쉬 아시와맛 갓Dash Ashwamadh Ghat이 있었다('갓Ghat'은 목욕하러 가는 부두이고, 아빠인 바부 판데이는 그 중 한 곳의 감독관이었다). 이윽고 작디시를 베나레스로 데려갔다. 그 곳에서 바부 판데이가 자동차를 이용했지만 실제로 그 차를 소유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만 빼고는 위의 진술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했다. 작디시는 그곳의 사람들과 장소들을 식별하는 것 같았다.

 

 

<186쪽>

몇몇 아이들은 현생에서의 문제들에 대한 집착이나 죽음에 대해 전혀 두려움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마르타 로렌쯔는 엄마친구의 삶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브라질의 소녀인데, 여동생 에밀리아의 죽음을 겪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다른 여동생이 에밀리아가 무덤 속에서 젖겠다고 걱정하자, "에밀리아는 묘지에 있지 않아. 동생은 우리가 있는 이곳보다 더 안전하고 더 나은 곳에 있어. 동생의 영혼은 절대 젖지 않아"라고 대답했다. 또 한번은 친구가 죽은사람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며 아빠의 죽음을 슬퍼하자 "그렇게 말하지 마. 나는 죽었지만 봐, 나는 다시 살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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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TV다큐멘터리에서 환생사례를 찾아 해외여행을 다니는 학자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했던 생각은 '멀쩡해 보이는 분이 어쩌다가 저런 가망없고 헛된 연구에 빠져들었을까'였다. 아마도 그는 이안 스티븐슨이었을 것이고 나는 좀 바보였다. 

 

'환생'이라는 주제는 무겁다. 죽고나서 딱 한 번만 새로 태어난다고 해도 기절초풍할 일인데 수레바퀴 굴러가듯 지속된다니... 우리는 쳇바퀴를 굴리는 다람쥐일까. '카르마'와 관련하여 내가 읽은 가장 어이없는 사례는, 전생에 가졌던 '절대로 헤어지지 말자'는 바람(카르마:원인)이 샴쌍둥이로의 환생을 초래(비카파:결과)했다는 이야기였다. 카르마는 단지 '편견이나 오해 또는 무지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일 수 있다. 윤회전생輪廻轉生은 일면 드라마틱하고 애틋하여 심오한 원리인 듯이 다가오지만, 어쩌면 단 한번의 '긴 꿈'인지도 모른다.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