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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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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2. 23:48 영화

 

 

 

영화는 TV 퀴즈쇼로 시작된다.

 

00:00:46   
- 자, 준비 됐습니까?   - 물론이죠.
그렇다면 이제 퀴즈를 시작합시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고한 사람은?
존 던, 존 밀턴, 존 F. 케네디, 존 본 조비




그리고 주인공의 독백;

00:01:08    
존 본 조비, 너무 쉬워. 하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내 생각엔 모든 사람은 섬이다. 
게다가 현대는 독신으로 살기에 적당한 시대다. 바야흐로 섬의 시대다. 
       
100년 전엔 타인에게 의존해야 했다. 
TV, CD, DVD, 커피메이커 같은 멋진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천국의 섬에 사는 것과 같다. 
올바른 물품과 사고방식만 조달할 수 있다면 
근사한 열대섬에서 일광욕도 실컷 할 수 있다. 
난 내 자신도 바로 그런 섬이라고 생각한다. 
꽤 멋지다고 생각하고 싶다. 날 근사한 '이비자 섬'으로 생각하고 싶다.

 

 

00:03:07
슬픈 사실은 섬에 사는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가끔씩 본토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소년의 독백으로 끝난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존 본 조비가 한 말이라고 소년도 믿고 있다. 나도 믿을 뻔 했다.^^ 퀴즈의 정답은 '존 던'이다.(본 조비의 노래 'Santa Fe'에도 이 말이 들어있다고 한다. 'They say that no man is an island....')

 

01:34:05    
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 밑에선 서로 연결돼 있다.

 


───────────────────────────────────────────────────────────────


For whom the bell tolls.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 
As well as if a promontory were, 
As well as if a ma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s tolls; 
It tolls for thee."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도 섬은 아니다. 그 자체로 온전하게는.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리면 우리 대륙은 그만큼 작아지며, 
모래톱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다.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땅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작아지게 한다.
나는 인류전체에 말려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조종(弔鐘)이 울리는지 알려고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

- 존 던(John Donne, 1572-1636)

이 글은 원래 시가 아니라 성직자이기도 했던 시인의 설교글이었다고 한다. 이 글으로부터, 헤밍웨이의 소설(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과 토머스 머튼의 책(누구도 섬이 아니다)의 제목이 지어졌다고 한다.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재능이지만, 좋은 글을 알아보는 능력 역시 재능이다. 존 던의 문장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두 사람 역시 멋진 말을 남겼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말로 진정 고귀한 것이다."

(There is nothing noble in being superior to your fellow man; true nobility is being superior to your former self.)" - Ernest Hemingway(1899-1961)

"사랑의 시작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온전히 그들 자신이 되도록 놓아두는 것이고, 그들을 우리 자신의 이미지에 맞게 바꾸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우리가 그들 자신 안에서 찾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일 뿐이다." -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2015/07/27에 쓰고 2018/03/22에 옮겨 옴>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