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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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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1. 02:13 책에서 발췌

 

 

 

<71쪽>

휘튼의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육신에 깃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인생을 계획한다는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 영혼은 지난 삶에서 찾아낸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음 삶의 형태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한다. 그러나 혼자서 하지는 않는다. 도움을 주는 존재들이 있는데 그들은 영혼에게 어떤 카르마의 빚이 있는지, 어떤 배움이 필요한지에 관해 폭넓은 조언을 한다. 모두에게 선택의 길이 열려있고, 다음 인생을 정하는 데 있어 부모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티베트인들은 그 선택의 절차를 알았다. [바르도 토돌]은 육신을 떠난 영혼에게 '네 태어날 장소를 찾고, 육신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내 인생의 항로에 어떤 곤란이 생겨도, 거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다음 인생을 계획하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나는 힘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책임지기를 원치 않았지만 장애는 극복되기 위해 주어지는 것임을 이해했습니다. 좀더 강해지고, 좀더 인식을 깊게 하고, 좀더 진보하여 책임감을 갖도록 말입니다."

 

진보의 대가는 언제나 시련과 곤란으로 나타난다. 영혼이 성장함에 따라 삶이 점차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러 생에 걸쳐 인연을 맺어온 영혼과 의논하여 다음 인생을 결정하는 일도 흔하다. 결국 탄생의 때와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집단 환생은 같은 영혼들이 짝을 이루어 여러 삶에서 관계를 달리하며 발전해 가는 것인데, 이것은 흔한 일이다. '카르마의 대본'에서는 관계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이전 삶에 같이 등장했던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것이 요구된다. 다른 이에게 보상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이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전생에서 충분히 잘 대해주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서 다시 이 세상에 돌아와 빚을 갚아야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그들이 내게 상처를 입힌다 하더라도 용서할 생각입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고향에 다시 돌아오는 일이기 때문이죠. 여기가 바로 고향입니다."

 

'소울메이트'라고 하면 서로의 성장을 위해 몇 번이나 의도적으로 환생을 함께 해온 영혼을 연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함께 있어도 결코 즐겁지 않은 상대와 만남으로써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고등학교 교사는 전생에 자기가 죽인 여자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것이 성장에 가장 좋다는 조언을 듣고는 '싫다. 그 여자와는 두번 다시 보기도 싫다!'고 부르짖었다. 자기의 카르마에 맞는 상황에 몸을 맡기기 위해 결함있는 육신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받은 피험자도 있다. 어떤 여성은 이렇게 보고하고 있다. 

 

"나는 그 사람이 알츠하이머(치매) 발병율이 높은 집안 출신이어서 나 역시 그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로 선택했습니다. 어머니와의 인연은 어떠한 유전적 결함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이었죠. 그 어머니를 선택한 데는 또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조언자들이 내게, 이번 삶에서는 아버지 없이 자라는 체험을 해보라고 권했어요. 그리고 나는 부모가 곧 이혼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부모를 선택함으로써 내가 결혼하게 될 남자를 만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이 되리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미숙한 영혼일수록 세밀한 설계를 필요로 하게 마련이며, 발달한 영혼은 대체적인 윤곽만을 그려 어려운 상황에 자신을 맞춰가면서 좀더 창조적으로 행동하는 듯 하다. 몇 차례의 삶에서 침울하고 어둡게 살았던 한 남자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다음번 삶에서는 화려한 로맨스에 몸을 던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계획한 삶은 다정한 여자가 된다는 대강의 줄거리 뿐으로, 기본이 되는 성별과 성품만 결정하고 나머지는 설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이미지를 그렸다. 

 

"태엽장치 같은 것으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작동을 개시하도록 부품을 달아놓은 듯 했어요. 나는 스스로 바꾸고 싶은 것을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계를 만져 바르도에서의 계획에 맞춤으로써 이후의 삶에 변화가 생기도록 조정했습니다."

 

이 피험자는 전생을 돌아보면서 절반은 장미꽃, 절반은 코브라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존재가 생각났다. 그것은 다음번 인생에 등장하여 큰 역할을 하게 될 인물을 상징하고 있었던 것이다. 코브라는 그가 과거에 두번이나 자신을 죽인 장본인이었음을 나타내고, 장미는 몇 차례의 인생에서 두사람이 맺어온 사랑의 깊이를 의미했다. 

 

자신의 계획에 대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여성은 감정적 문제와 열등감으로 몹시 고민해 왔는데, 바르도에서 세운 계획을 알고는 자기가 이번 삶에서 뭔가 위대한 업적을 이룰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초의식에서, 자신의 이번 삶의 목적이 겨우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감정적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배우는 데 있다는 걸 깨달았다. 현재의 열등감은 그녀가 전생에서 보였던 잘난 체하는 태도의 대가였던 것이다. 자신의 카르마 대본의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을 알게된 그녀는 낙담했다. 고통스럽긴 했지만 이 여성은 결국 설정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커다란 곤란을 극복하는 데 몇차례나 실패한 사람들은 그 난제를 말끔히 해결할 때까지 같은 상황에 뛰어들도록 조언자들로부터 독촉을 받는다고 한다. 자살한 사람은, 그들은 미숙한 상태로 성급하게 세상을 떠나게 했던 고뇌의 단계로 다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어떤 피험자는 영양학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중이었는데, 그 전생을 조사해보니 과거 2천년 동안 계속해서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이번 삶에서도 이 여성은 자기 아들에 대한 의존이 지나쳐, 자식이 대학에 들어가 집을 떠나자 신경쇠약의 지경에 이르렀다. 초의식을 통해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테스트에 또다시 실패했으므로 이 부분을 정복하는 방법을 배울 때까지 같은 상황을 계속 경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르도에서의 계획은, 삶이 진행중이라 하더라도 변경 가능한데, 한 예로 스티브 로건이라는 피험자를 들 수 있다. 그는 젊은 시절 특별한 이유없이 아버지를 아주 싫어했는데, 아버지의 병이 위중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좀처럼 마이애미의 양로원을 방문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아버지를 찾아갔다. 도착해보니 중태에 빠진 아버지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의료장치에 의존하고 있었다. 머리맡에 선 스티브는 인공호흡장치의 튜브가 빠져 숨을 취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갈등을 느꼈다. 못본 체하여 아버지를 죽게 할 수도 있었다. 그는 한순간 망설이다가 큰소리로 간호사를 부르며 뛰어나갔고, 간호사는 무사히 튜브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았다.

 

몇년 후 29세가 된 스티브는 오리건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트럭이 옆에서 들이받았는데 대퇴골 골절을 면한 게 다행이었다. 그는 40세에 접어들면서 초의식을 알기 시작한 다음에야 이 두 사건의 연관성을 깨달았다. 두 사건 모두 자신이 바르도에서 계획한 일이었다. 

 

"아버지의 생사를 결정한 그 사건은 확실히 내가 스스로 계획한 중요한 시련이었고, 그것은 내 카르마 대본에 명확하게 쓰여 있었어요. 만약에 내가 아버지가 내게 저지른 죄(여러 차례의 전생에 걸쳐)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나는 자전거 사고로 죽었을 겁니다. 계획에서는 내 과거의 행위 때문에 아버지를 죽일 것으로 예상되었죠. 하지만 나는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여 계획은 종료된 것입니다. 다음 생으로 이어질 계획이 이번 삶으로 앞당겨졌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굳은 결심을 가진 영혼은 바르도 기간의 대부분을 특정한 공부에 쏟았다고 말한다. 한편 물질계에 사로잡혀 있는 영혼은 바르도에 들어왔다는 첫 징후가 보이자마자 서둘러 육신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발전의지가 없는 이들은 조언자 앞에 나서면 거의 잠에 빠져들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위해 눈을 뜨라고 할 때까지 내내 깨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바르도에서 지식을 얻은 영혼은 다음 환생으로 그동안 배운 것을 실행에 옮길 기회는 갖는다. 휘튼의 피험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도서관과 연구실을 갖춘 넓은 건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한다. 현실에서의 자기 전공분야의 공부를 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고, '우주의 법칙'이나 형이상학적 주제를 공부했다고 기억하는 이도 있다. 이 세상에는 그것에 해당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공부를 했다고도 한다. 어떤 여성은 길을 찾기 위한 자신의 탐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신의 모습을 따라 창조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신과 비슷해져서 신에게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때로 우리는 고차원의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허용되는데, 갈수록 이전보다 더 밝고 더 찬란한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바르도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벽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우리가 일단 육신에 깃들이면 그리려고 했던 걸작에 착수한다. 하루하루 전체적인 구상을 세밀한 부분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벽에 달라붙어 일을 계속한다. 그래서 마침내는 죽음 또는 초의식 상태로 물러나 그 예술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삶과 삶 사이'로 돌아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세운 목표에 얼마만큼 충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밑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그대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면 우리 삶이 계획대로 나아가고 있는지의 여부는 살아가는 도중에 알 수 있을까? 그 답은 마음 속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잘 해나가고 있거나 그 이상으로 살고 있는 이들은 삶이 잘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계획에서 벗어나버린 사람이라면 어떤 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만물은 눈에 보이는 세계에 출현하기 전에 우선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만들어진다. 현실세계에 나타나기 전에 상상 속에서, 물질로 나타나기 전에 정신 속에서 만들어진다. 보이지 않는 영역은 '원인'이고 보이는 영역은 '결과'다. 언제나 결과는 원인에 따라 결정된다."   - 랄프 월도 트라인

 

 

<80쪽>

영혼은 조언자들의 권고를 자유로이 거부할 수 있으며, 조언을 무시해 버릴 수도 있는데 그것은 환생이 계획없이 이뤄어짐을 의미하기 때문에, 비생산적이고 쓸데없는 시련과 고난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그런 경우 따라야  할 대본이 없기 때문에 영혼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살기 쉽고, 숙명에 농락당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간혹 피험자는 자기가 바르도 상태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그것을 말할 때 몹시 두려운 표정을 짓는다. 반면 카르마 대본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최면상태에서 그 고난에 가득찬 인생계획을 말할 때조차 담담하다.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이제 다시 한번 육신으로 내려가는 일만 남는다. 죽음은 바로 귀향, 곧 투쟁과 고통으로부터 돌아와 쉬는 기간이고, 탄생은 치열하고 새로운 임무의 첫날이다. 탄생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과 공간이 없는 바르도를 버리고 물질계의 구속을 받는 일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이 세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나이어린 소년들을 부리며 학대했던 어떤 남자는, 이제 자신이 동성애자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 학대받는 데에 공포를 느꼈다. 그는 최면상태에서 비명을 질렀다. "제기랄, 이건 싫어! 이것만은 참을 수 없어!" 나중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 육체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조언자들의 말에 따라 마지못해 결정했는데 일단 시작할 바에야 끝까지 해내지 않을 수 없었죠. 강요당한 느낌이었습니다." 

 

환생을 계속해서 거부할 수는 없는 듯하다. 육신을 벗어나 있는 기간은 사람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휘튼의 피험자들의 경우, 죽음으로부터 다음 환생까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800년 이상인 사례도 있다. 바르도에서의 체재기간은 평균 40년쯤이며 최근 몇 백년 사이에 꾸준히 단축되어 왔다. 옛날에는 세기가 바뀌어도 지구에 변화가 미미했고 환생요인도 많지 않았다. 아마도 변혁이 잇따르는 현대 세계가 '새로운 체험'을 기다려 온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 피험자 중 몇몇은 2차 세계대전 때에 죽었다가 곧바로 베이비붐 세대로 환생했다고 한다. 새로운 육신을 목마르게 원하는 미발달의 영혼은 바르도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바르도에 머무는 기간은) 언제나 그 사람 사정이다. 지금 당신의 마음 속에 해답이 있는 것처럼,

그때에도 해답은 당신 안에 있었다."   - 세스Seth/제인 로버츠 

 

영혼은 이 세상에 들어오기 전에 '망각의 강'으로 상징되는 형태없는 장벽을 지난다. 그러면 바르도의 기억은 사라져 버리는데, 이 기억상실은 아주 값진 것이다. 이로써 떠나온 멋진 세계에 대한 열망과 향수를 떨쳐버리고, 과거의 잘되고 못된 행위로 인해 마음을 어지럽히지도 않은 채 새로운 인생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인생에 대비해 영혼이 세운 계획도 잊어버린다. 시험을 보기 전에 학생에게 답을 알려주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인생의 시험도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이다.

 

 

<85쪽>

에드거 케이시에 따르면 영혼은 태어나기 직전이나 직후 또는 태어나는 순간에 육신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휘튼의 피험자들도 비슷한 탄생체험을 보고하고 있다.

 

"나는 분만실에서 어머니와 그 주위에 서 있는 의사들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일이 진행되는 그 주위를 하얀 빛이 둘러싸고 있었고, 나는 이 빛과 하나였죠. 그 때 "나오고 있어요"라는 의사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이 새로운 몸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번 삶은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빛의 일부로 있는 것이 무척 좋았거든요."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