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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31. 01:50 책에서 발췌

 

 

 

<261쪽> 스스로 바르도를 찾는 방법

 

삶과 삶 사이를 경험하려면 퇴행최면 세션을 받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지만, '시각화visualization,물체의 영상을 마음속에 그리기'도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일단 자기탐구의 방법을 익히고 나면 다른이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유로이 이를 실천할 수 있다. '시각화 기법觀相法'은 바르도와 전생체험을 위해 무의식을 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이고 수단이다. 여러가지 방법들 가운데 휘튼은 '하늘의 성소聖所'라 불리는 방법을 즐겨 사용하는데, 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유효성이 입증되어 온 전통적 방법이다. 이것은 마음을 단계적으로 순응시키는 것으로, 십자군 시대에 꽃핀 그리스도교 신비주의 단체 '템플기사단Ordre du Temple/ Knights Templars'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개념은 간단하다. 웅장한 대성당이 지상에서 먼 상공에 떠 있음을 상상하는 것이다. 대성당 대신에 종교적인 취향에 따라 절이나 모스크mosque, 시나고그synagogue 등을 상상해도 된다. 우뚝 선 하늘의 성소에는 '아카샤 기록'을 모은 광대한 도서관이 있다. '아카샤 기록Akashic record'에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사건 즉, 각 영혼의 인생들과 바르도에서의 삶에 대한 완전하고도 상세한 기록이 영구 보존되어 있다. 이 하늘의 '기록저장소'는 세상의 그 어떤 도서관과도 비할 수 없을만큼 막대한 양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부터 말하는 시각화의 실행에는 두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식의 배후에 있는 영원불멸의 지적존재에 대한 경건함과, 필요한 지식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이다. 일찍이 석가도 "무엇이든 그것을 손에 넣고자 마음에 정하면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기억을 자극하는 연습으로, 어렸을 적의 사진첩을 보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10살 때의 생일 사진이 들어있는 페이지를 연다. 사진 속에 있는 당신과 그 주위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자연히 사진 속의 얼굴뿐만 아니라 사진의 범위 밖에서 일어난 사건과 그때의 감정까지도 떠오를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그 무렵엔 ○○와 친하게 지냈는데, 다음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지."라든가, "동생이 나무에서 떨어져 아직 깁스를 풀지 않았었지."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사진은 그 범위를 넘어 퍼져가는 기억을 차례차례 되살려 준다. 

 

바르도의 기억은 순서에 맞게 나열되는 것은 아니어서, 얼핏 보아 의미없는 줄의 뒤얽힘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홀로그램처럼 혼란 상태를 드러내게 된다. 홀로그램에 레이저 광선을 쪼이면 줄 모양이 3차원 입체상으로 바뀌는 것처럼, 식별하는 사람이 사고 과정을 습득한 시점에서 바르도도 의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데카르트를 흉내내 말하자면 "우리는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과 홀로그램은 단지 숨겨진 '기억을 유발하는 보조 수단memento'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기억이 영화처럼 나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도서관 선반에서 책이나 사진첩이 아니라 비디오테이프를 꺼내는 것으로 상상하면 좋을 것이다(영화 [나비효과]에서처럼). 그것을 영사실로 가져와 플레이어에 넣고 시각화의 절정에 도달했을 때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시각화의 목적은 단지 이미 일어난 일을 '기억해 내는 것' 뿐이라는 사실이다. 자료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가 마음에 떠올랐을 때 진짜 기억의 수맥을 찾아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정보가 맞는 것이라면 그 이미지에 대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확신이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그 광경이나 순식간에 떠오르는 다양한 장면들이 환상과 공상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면, 그것은 환상인 것이다. "의심스러운 것은 믿지 말라."는 말은 우리가 따라야 할 행동준칙이다.

 

시각화가 서투른 사람은 흔들리는 촛불이라든지 네모지거나 둥근 모양의 일정한 기하학적 이미지를 마음으로 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이다. 방에 들어가 될 수 있는 한 주의깊게 방안의 것을 살펴보고 난 다음, 눈을 감고 본 것을 모두 생각해내는 일도 도움이 된다. 분명한 이미지를 생각해내는 데 자신이 없는 사람은 처음 하늘의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 여러 차례 예비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만약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보는 얻을 수 있다. 곧 시각화 도중 또는 그 후에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직관으로 감지되는 것이다.

 

시각화로 유도하는 문장은 자기가 읽어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 달라고 해도 좋다. 자기 목소리로 읽으면서 녹음하여 재생시켜도 좋다. 그러나 시작하기 전에 좀더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신의 과거탐구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여기에서 특히 강조해 두고 싶다. 훔쳐 본다는 생각에서 접근하면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다. 바르도에 들어가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중요한 탐구를 함에 있어서는 정중한 태도와 겸허함이 요구된다. 성소의 기원과 목적에 대한 소책자를 쓴 찰스 대나 딘Charles Dana Dean에 따르면, 하늘의 성소는 "각자에게 최대한의 순수함과 신성함을 의미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준비의식으로 들어가자.

 

우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시각화를 계속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를 찾는다. 깨끗한 물로 손을 씻고 잘 말린다. 이것은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을 상징한다. 다음에 눕거나 편안한 의자에 앉아 몇 분 동안 완전히 긴장을 풀고 일상의 하찮은 일과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서서히 자기 자신을 해방시켜 간다. 이 과정을 촉진시키기 위해 눈을 감고 긍정적인 생각에 마음을 집중하면서 몸에 닿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살갗을 스칠 듯이 재빠르게 움직임으로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묘한 기분을 제거할 수도 있다. 이때 살갗이 따끔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손을 움직여 당신의 영묘한 기분으로부터 불필요한 찌꺼기를 제거하면서 지긋지긋한 일들과 기분을 어지럽히는 잡념들을 모두 쓸어 버린다고 생각하라. 원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이 정화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해도 좋다.

 

"이 체험을 하려는 사람은, 인간 삶의 혼란상태로부터 자신을 일부만이라도 분리시켜야 한다.

깊은 공부나 명상이 꼭 필요하지도 않다. 더 광대한 존재의 영역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그 영역에 대해서는 원자구조를 지니지 않은 순수한 사고에너지 정도로 여기면 된다.

마음의 눈으로 좀더 높은 영역을 보기를 원하라. 아무것도 생각지 말고 그 영역이 거기 있음을 의식하라."   

버나드 섀넌Bernard Shannon [속세의 불멸주의Immortalism in a Temporal World 

 

자, 이제 준비는 끝났다. 어떤 바르도와 전생도 탐구할 수 있지만, 우선 가장 최근의 바르도로 들어가 보도록 한다. 다른 전생과 바르도를 조사하고 싶은 경우, 그에 따라 실습방법을 수정해 최근의 바르도체험 대신에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이 보이도록 요구하면 된다. 누운 상태에서 몇 차례 깊이 숨을 쉬고 조용하게 긴장을 누그러뜨린다. 남에게 읽어달라고 해서 실행하는 경우에는 눈을 감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읽혀지는 말 하나하나를 잘 음미하며 듣는다. 스스로 읽을 때는 하늘의 성소를 향해 첫발을 내딛기 전에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에서부터 천천히 시작한다. 어느 방법을 택하든 바뀐 현실의 상태로 점차 깊이 내려가는 일에만 마음을 집중하면서 당신 자신 안으로 깊이 내려간다.

 

자, 하늘 높이 구름 저쪽에 있는 대성당을 떠올려 보자. 지금까지 이 지상에 세워졌던 어떤 신앙의 장소보다도 훨씬 크고 훌륭한 대성당이다. 이 하늘의 성소에는 두 개의 첨탑이 높이 솟아있고, 커다란 아치 아래 입구가 둘 있다. 거대한 돌계단이 이 입구로 통하고 있다. 마음을 집중해 이 넓은 성당이 얼마나 공들여 건축되었는지 세부까지 차분히 살펴보라. 돌계단 아래에는 그 입구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자신이 있다. 거칠게 깎은 화강암 계단을 한 칸, 한 칸 힘차게 밟아 올라가기 시작한다. 오르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마침내 맨 윗단에 다다라 나무로 된 커다란 문 아래 선다. 깊이 숨을 들이쉬고 잠시 멈췄다가 손을 뻗어 나무 껍질을 쓰다듬어 본다. 곳곳에 못과 경첩이 박히고 금이 가 있는, 칠이 벗겨진 표면을 가볍게 손으로 문질러본다. 그리고 한쪽 문을 살짝 밀어 본다. 문은 반기기라도 하듯이 열리며 어두컴컴하게 비치는 내부가 점차 눈에 들어온다. 문지방을 넘어 발소리가 울려 퍼지는 입구 통로의 포석 위를 걸어가면 커다란 문이 다시 닫힌다.

 

거기 서서 주위를 둘러보라. 높고 둥근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창, 거대한 기둥, 몇 겹으로 늘어선 긴 의자들, 빛이 몇 줄기 비스듬히 쏟아져 들어와 긴 의자를 가로지른다. 감미로운 향기가 느껴진다. 그곳의 장엄하고 조용하고 멋진 모습에 당신은 압도될 것이다. 제단을 향해 중앙통로로 나아가는 대신 왼쪽으로 돌아 맞은편 벽으로 걸어가라. 벽까지의 거리는 멀다.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발 밑의 포석이 잘 닦인 대리석으로 바뀌고, 벽에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거무스름한 마호가니재가 장식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자, 이 벽을 따라 문을 찾아 보자. 아주 작은 문이다. 금방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잘 봐야 한다. 마침내 작은 놋쇠문 손잡이가 보이고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문 앞에 다다라 그 문을 연다.

 

입구를 빠져나가면 돌계단이 보인다. 닳아빠진 좁은 계단은 지하실로 통한다. 계단을 내려가면 자꾸 대성당 맨 밑으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계단 끝에 한 남자가 서 있다. 나이 든 남자로, 머리는 희고 복사뼈까지 닿는 길고 검은 웃옷을 걸쳤다. 그는 기록 창고 관리인으로,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당신이 왜 왔는지를 물을 것이다. 당신은 자기탐구중임을 설명하고 먼젓번 바르도의 기록을 보여달라고 부탁하라.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관리인은 도서관으로 들어가자고 손짓하며 앞에서 걸어간다. 끝없이 계속되는 것 같은 복도를 벗어나 책이 높이 쌓인 선반을 하나씩 지나는 사이, 당신은 어쩐지 펄럭이는 그의 옷자락 뒤에 뜨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마침내 그는 책꽂이 행렬 사이에서 일단 멈춘다. 그는 거기 잠시 서 있다가 어느 선반을 가리킨다. 손가락 끝을 더듬어 가면 선반에 금빛 글자로 당신의 이름이 쓰여 있다. 그것을 읽어 보고 당신 이름이 맞는지 확인하라. 그리고 나서 당신의 선반 위에 있는 책들을 둘러보라. 당신의 선반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다. 각 전생마다 한 권씩, 바르도마다 한 권씩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연대순으로 꽂혀 있는 가죽 표지의 책들을 바라보라.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가장 최근 바르도의 체험을 모두 수록한 책이고, 이번 삶은 진행중이라 아직은 미완성이다.

 

관리인에게 이 기록을 꺼내 달라고 부탁한다. 그가 책에 손을 뻗쳐 꺼내서 넘겨 주는 것을 침착하게 바라본다. 책을 붙잡고 부드러운 가죽표지의 감촉을 잠시 음미하고는 책을 펼쳐 가장 새로운 바르도의 목차를 살펴본다. 삶과 죽음의 경계, 조언자, 다음 삶의 계획 등 어느 장면이라도 마음대로 펴볼 수 있다. 책(또는 사진첩이나 비디오테이프, DVD, Blu-ray disc...)을 펼칠 때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거기에 담긴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잠재의식에게는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당신은 다만 기록을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 책을 펼치고 원하는 바르도 항목을 조사해 보라. 냉정하게 기록에 집중하라. 시간은 원하는 만큼 있다. 원하는 것을 다 보고 나면 책을 덮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참을성있게 기다리고 있는 관리인에게 돌려준다. 관리인은 책을 선반에 올려 놓고 손짓해 부른다. 그를 따라 서둘러 미로 같은 도서관을 통해 처음 그와 만났던 성당으로 통하는 계단까지 되돌아온다. 거기서 당신은 관리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계단을 올라 작은 문을 지나서 고요하고 장엄한 성당으로 들어간다. 문을 닫고 화려한 천장 아래 잠시 멈춰 섰다가 입구로 돌아온다. 이제 하늘의 성소를 나와 천천히 돌계단을 내려온다. 한 발짝한 발짝 나아감에 따라 평상시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고, 계단 아래 도착할 때는 다시 주위 환경을 완전히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처음 시각화를 시도해 자기 바르도의 기억을 알게 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억이 의식에 잘 떠오르게 되기까지 몇 번이나 이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끈기있게 계속하는 사람들 또는 헤더 화이트홀름처럼 재능있는 이들은 필요한 앎을 얻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중에 꿈에 나타나거나 일상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직관으로 번뜩이는 수도 있다. 간혹 바르도의 책을 폈을 때 빈 페이지가 보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저항에 맞닥뜨리는 사람은 기억의 흐름을 막는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덧붙이자면, 여러 번 하늘의 성소를 방문하는 동안 계속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혼에 새겨진 바르도와 전생의 정보는 꿈과 개인적인 직관을 통해 '파묻힌 도시가 고고학자의 손으로 발굴되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