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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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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18. 02:04 책에서 발췌

 

 

 

<223쪽>

앤드류 고든은 자기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밤의 꿈을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나는 겨우 여섯 살이었어요. 잠을 자다가 할머니가 밝은 빛 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어요. 할머니가 나에게 뭔가 말을 했지만 기억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나는 그 순간을 언제나 기억할 겁니다. 할머니는 미소짓는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며 위로 떠오르고 있었고, 나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어요. 이튿날 잠에서 깨어났더니 어머니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어요. 나는 그날 밤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겁니다. 할머니가 죽어가고 있었는데도 그 꿈은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요."

 

알리의 이야기다.
"할머니의 머리와 얼굴 주변에는 흰색 빛 혹은 형태라고밖에 묘사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어요. 너무나 밝은 그 빛 속에서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나는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다고, 방해하면 안된다고 느꼈어요.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무엇인가가 '할머니가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이야' 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그 순간 나는 그녀의 영혼 혹은 내면의 존재가 육신을 벗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찌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모든 것이 순조로웠어요. ... 그 빛 혹은 형태가 서서히 사라지더군요. 이제 방안에는 절대 정적뿐이었어요. 나는 조용히 다가가서 키스하면서 편안한 여행 되시라고 기도했죠. 나는 할머니가 더 이상 거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방안의 빈자리가 너무 컸어요. 그 전에도 가끔 그 방이 비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완전히 달랐어요. 그곳의 에너지 혹은 정기精氣도 함께 떠났던 것 같아요.

 

... 나는 그날의 일에 대해 좀처럼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내 세계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죠. 내가 어느 가족에게 했다가 들은 반응은 '아니야.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였습니다. 내 '경험'을 철저히 부정하는 그들을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존 페닝턴도 2006년 10월, 아버지의 임종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내 여동생은 창문 바로 옆에, 내 아들은 반대편에 앉아 있었어요. 아버지의 입과 눈이 갑자기 닫혔다가 천천히 다시 열리더군요. 그의 얼굴이 편안하게 풀어지더니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커튼이 갑자기 부풀려지면서 바람이 방안으로 들어왔어요. 바로 그 때, 마가렛이 놀라움의 소리를 가늘게 뱉더군요. 아들도 그것을 보고 느꼈어요. 그래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어요. 창문이 약간 열려 있었고, 바깥에 바람이 전혀 없는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날 오전 내내 그 커튼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 나는 태생적으로 회의론자이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처하면 누구나 위안을 찾게 마련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날 일은 우연의 일치라고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신기했어요."

티베트인들은 임종자에게 일어나는 의식의 해체과정을 복잡하게 묘사한다.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죽음의 과정에도 몇몇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빛과 신기루 같은 아지랑이, 안개와 연기, 붉은 불씨나 반딧불이와 비슷한 무엇... 린다 린치는 오빠가 암으로 죽어갈 때 오빠의 아내와 동시에 같은 경험을 했다. "오빠의 몸 주변에서 작고 밝은 불빛이 발산되더군요. 나는 그 자리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오빠의 아내도 나와 똑같은 것을 보았다는 걸 알았어요"

 

 

<246쪽>

소크라테스는 육체를 벗어난 영혼들이 사고와 지성의 삶을 누린다고 보았다. 플라톤의 기록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육신과 영혼을 이렇게 구분했다. 지각은 가능하지만 소멸과 파괴의 운명에 처한 육신, 그리고 지각은 불가능하지만 지적이고 불멸인 영혼. 생명은 영혼에 속하기 때문에 영혼에게는 죽음이 없다不滅고 보았다.

 

'이집트 사자死者의 서'와, 고대 이집트의 '관 텍스트Egyptian Coffin Texts'는 영혼이 다음 삶으로 가는 여행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집트 사자의 서'는 '피라미드 텍스트'를 말하며, 부활과 영혼의 불멸성을 보여준다. 그 중 많은 것은 일부 피라미드의 내부 벽에 새겨진 상형문자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피라미드 텍스트들은 B.C. 2350~2175년 사이에 쓰인 것들이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록일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된 자료까지 언급하고 있다. 

 

주류 힌두교 사상을 대표하는 베단타 철학에서는 영혼은 영원하고, 파괴되지 않는다. 인간존재와 동물, 식물, 심지어 신에도 영혼이 존재한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된 뒤 다시 태어나기까지 49일 동안 육체가 없는 존재로 산다고 가르친다. 다음 생에서 어떤 존재로 환생할 것인지는 이전 생에서 그가 살았던 삶의 품격에 따라 결정된다. 

 

이 철학은, 수많은 생애를 목격한 '옛 영혼'이 있어서 윤회의 바퀴를 벗어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죽음의 과정 중에 보편의식으로의 탈출이 가능한 순간이 있다고 암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그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죽으면 안된다. 

 

티베트 불교의 전통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죽음에서 다음 환생까지 쭉 안내하는 사람은 승려이다. AD 8세기에 처음 글로 씌여진 '티베트 사자의 서'는 오래 전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던 전통을 두루 통합하고, 육신을 벗어버린 개인이 죽음의 순간에서부터 사후의 여러 상태를 통과하는 여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여행은 임사체험의 일부 특징과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

 

유대교 문헌을 보면 영혼에 대한 정의가 다양하게 보인다. 유대교 신비주의 경전인 '조하르'에서는 영혼을 세 부분으로 정의한다. '네페쉬Nephesh'는 한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호흡을 할 때 육체 속으로 들어가서 죽을 수 있는 영혼의 한 부분이다. 중간 영혼인 '루아흐Ruach'와 좀더 높은 영혼인 '네솨마Neshamah'는 둘 다 개인의 행동과 믿음에 따라서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다. 인간을 다른 살아있는 형태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 바로 네솨마이며, 사람들이 신의 존재와 현존을 자각하도록 만드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 네솨마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310쪽>

레스 윌슨은 40년 전 그기 스물한 살이던 때의 경험을 전해주었다.

"아버지와 나는 친하게 지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열여섯 살에 학교를 끝내고 6개월 후에 집을 떠났어요. 그럭저럭 영국의 남부에서 운송 분야에 일자리를 얻고 안정을 찾았지요. 그 다음 5년 동안 집을 한번도 찾지 않았습니다. 요크셔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요.

어느날 아침 7시 30분, 그날도 나는 몇 년 동안 해 온 것처럼 직장으로 출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늘 좌회전을 하던 곳에서 나도 모르게 우회전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런던을 향해 북쪽으로 차를 달리더군요. 나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했어요. 갑자기 요크셔에 있는 집에 가야겠다는 충동밖에 없었어요. 느닷없이 그러고 싶어진거죠.

부모님의 집에 도착하자 엄마가 울음을 터뜨리며 뛰어나와 나를 와락안으며 '아이고, 네가 왔구나・・・ 너한테 연락할 길이 있어야지. 너의 아버지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단다. 너만 보면 되는데.' 하시더군요. 나는 이층으로 올라가 아버지와 화해를 했어요. 아버지께서는 이제 가족을 다 보았으니 갈 준비가 됐다고 했어요. 다음 날, 형이 집에 들렀을 때 아버지는 이미 침대에서 숨을 거둔 뒤였어요. 나는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없어요. 그 기억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혼란스럽습니다."

호스피스 간호인들의 말이다.

"환자가 갑자기 기운을 내면 죽음이 임박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럴 때 환자를 보면 정말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 이상하지요."


한 간호사가 맨체스터의 한 병원에서 야간근무를 할 때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자동차사고를 당한 노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은 심하게 부상을 입었지만, 아내는 다행히 찰과상을 입는데 그쳤다.
"자정에 잠깐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더니 그 신사분이 부상으로 돌아가셨더군요. 아직 그의 아내에게는 그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지요. 나는 그녀의 침대로 가서 차를 마시고 싶은지 물었어요. 그녀는 흥분한 목소리로, 방금 남편이 병실로 찾아와서 새벽 4시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갔다더군요. 함께 집으로 가자고 하면서요. 그래서 나는 그녀가 아직 사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짐작했어요.

 

새벽 3시 30분이 되자 그녀의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고, 책임 간호사가 의사를 불렀어요. 그녀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문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어요. 의사는 그녀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살리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했어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 앞에 선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사망시간은 새벽 4시로 기록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죽기 직전에 잠깐 제정신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가 정신을 차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마비상태에 있던 사지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몇 달 동안 누워지내던 환자가 벌떡 일어나 앉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오랫동안 치매로 고생하던 환자가 가족들을 알아보고,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들과 멀쩡한 정신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다. 

한 여성은 자기 아버지가 임파선 암으로 죽기 전 48시간동안 아버지의 병상을 지켰다.

"돌아가시기 전날 새벽 3시쯤, 아버지는 병실 안으로 세 사람이 들어왔다고 말했어요. 물론 나는 볼 수 없었죠. 아버지는 매우 고양되는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1년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팔까지 움직이더군요. 나는 아버지에게 그들이 누군지 물었어요. 그러자 아버지가'토머스(먼저 세상을 떠난 훌륭한 친구), 엘리자베스(매우 가깝게 지냈던 숙모), 필리스(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 나의 어머니)야.'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들은 아버지 곁에 3시간동안 머물렀죠. 아버지는 웃었고 매우 행복해 보였어요.

오전 6시 쯤 되자 아버지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입을 맞추더군요. 그의 눈길이 문 밖으로 나가는 그들을 따랐어요. 내가 잠을 자고 싶으냐고 묻자, 아버지가 '그래'라고 대답하더군요. 바로 그 때, 아버지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고, 그 사람들이 다시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더군요. 그들은 1시간 가량 더 머물렀어요. 아버지는 그날 오후 2시 15분에 돌아가셨어요."

많은 호스피스 종사자들이 '말기환자들이 자신이 떠날 시간과 생명스위치를 스스로 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베로니카 스탠튼의 여동생은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급히 병원으로 갔는데, 할머니가 '너한테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설명해주지 않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베로니카의 가족들은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날 때, 곁을 지키며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은 깊은 미안함과 자책감을 갖기 쉽다. 그러나 경험 많은 호스피스의 간호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남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나의 딸 엘리너는 뇌까지 전이된 유방암으로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었어요. 그녀는 3일 동안 혼수상태였어요. 그런데 새벽 4시쯤 정상인처럼 정신을 차리더니 자기 언니에게 말을 거는 게 아니겠어요? '내 영혼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어서 혹시 지금 가는 건가 싶었어. 근데 금방 아니야, 지금은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엘리너는 4주 동안 더 살면서 잠을 자다가 깨어나 말을 하곤 했어요. 그녀는 자신이 다른 장소를 본 것처럼 말하더군요.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그녀가 혼수상태에서 그냥 떠났다면 우리는 마음이 많이 아팠을 거예요.

 

엘리너는 너무나 평온하고 두려움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았어요. 그녀가 다시 혼수상태가 되자 간호사가, '아마 가족이 자리를 비웠을 때 그녀가 떠날 것'이라고 귀띔하더군요. 병실을 밤낮으로 지켜온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어요. 그날 일과가 끝나갈 무렵 간호사들이 병실 청소를 하기로 했고 우리는 바깥 대기실로 나갔어요. 그 때 다시 병실로 들어오라고 부르더군요. 엘리너는 우리가 방을 나간 다음에 숨을 거두었어요. 그곳의 간호사들은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답니다. 그럴 때면 마치 죽어가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들이 방을 나간 뒤에, 혼자서 여행을 시작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군요."

 

<320쪽>

"1953년에 할머니는 심장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었어요. 그래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들의 집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나의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우리 집으로 왔어요. 어머니는 할머니를 돌보는 일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어머니는 할머니의 몸을 주물러드리고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할머니의 의식이 희미할 때에도 그렇게 해드리더군요.

어느날, 어머니는 할머니의 말소리를 들었어요. 할머니는 매우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어요. '글래디(할머니의 친오빠), 나도 가고 싶지만 사람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아'. 나의 어머니는 이 일을 경험이 풍부한 중년의 간호사에게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했어요. '슬프더라도, 그분을 청결하고 편안하게만 해 드리고 우리 곁에 더 머물러있게 하려는 노력은 하지 말아야 해요. 그분이 떠나기를 원하니까요.' 어머니는 그 뜻을 받아들였고, 할머니는 매우 편안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죽어가는 사람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까? 환자들의 입장을 살피되, 그들이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눈치면 쉽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적어도 그 문제를 회피하는 일 만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자 마리 드 엔젤Marie de Hennezel의 말이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가장 나쁜 것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없을 때의 외로움입니다. 떠날 날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죽음과 그에 따른 자신의 느낌들을 공유할 수 없을 때, 신체적 고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적어도 통증에 대해서만큼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테니까요."

 

마리 드 엔젤은 죽어가는 사람은 대체로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지만 가족들의 절망 때문에 말을 꺼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은 그 '앎'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뿐이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환자가 '나 죽어가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 죽음의 희생자가 아니라 죽음의 주인공이 된다.

 

엔젤은 미테랑 대통령이 죽기 직전에 그와 대화를 나누었다. 삶의 의지가 의사들의 소견을 이길 때가 종종 있고, 본인 스스로 죽음의 접근을 잘 알 수 있으며, 마지막까지 완전하게 살아있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죽음이 오기 전에 죽음을 시작해서는 안됩니다."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죽음의 두 팔'에  내맡기도록 허용하는 것은 신앙이 아니라, 살아온 모습이랍니다."

그녀는 그에게 절대평온 속에서 죽음을 맞은 한 여성의 말을 들려주었다. '나는 신앙은 없지만 호기심이 많아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몹시 궁금합니다'.

 

<334쪽>

버지니아 대학의 브루스 그레이슨Bruce Greyson 은 죽음에서 살아돌아온 사람들에게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핌 반 롬멜Pim Van Lommel은 심장박동이 정지되었다가 깨어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비록 근사체험을 한 사람은 10%에 불과했지만 그들 모두에게서 죽음의 공포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죽음의 자리에서 환영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죽음을 직면했던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지금'을 사는 방식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삶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를 마치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근사체험자 엘리자베스 로저스의 말이다.
"요즘엔 하루하루가 선물처럼 느껴져요. 물질적인 것들은 덜 중요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죽는 그날까지 평화와 기쁨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 경험이 있기 전에도 나는 죽는 것이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죽는 것이 기대됩니다. 그건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니에요. 최근에 누군가가, 지금 당장 죽는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묻더군요.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사랑스럽다는 말을 할 것 같다'고 대답했어요."

 

 

 

posted by moo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