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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human doing but human being - P'ta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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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30. 14:47 책에서 발췌

 

 

 

<37쪽>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미국의학협회저널JAMA] 통권244호를 훑어보다가 터프츠대학의 리처드 블래처 박사가 쓴 '잠 혹은 우연한 꿈'이라는 논문에 대한 반론문을 보게 되었다. 마이클 사봄Michael Sabom 박사가 편지형식으로 쓴 그 글에는 '임사체험'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임사체험이란 게 뭐지?'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의학적인 규정에 의하면, 죽음이 가까우면 체험을 의식할 수 없다. '의식이 없다unconscious'는 말 자체가 체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지 않던가? 나는 자세를 바로잡고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결국 그것은 내 삶을 바꿔놓게 되었다. ......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의학의 한 측면을 언급하고 있었다. 임사체험!

 

당시 나는 방사성 종양학자, 즉 암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되려고 부단히 공부중이었다. 오후 한 나절이라도 옆길로 샐 여유가 없었다. 결국 그 죽음 체험이라는 주제를 머리에서 황급히 지우고는 당장의 의학공부를 계속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공부를 계속하려 '애썼다'. 하지만 우연히 그 글을 읽은 다음부터는 사방에서 '죽음체험'이라는 주제가 나에게만 집중해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잡지나 신문을 보아도, TV를 틀어도 죽는 순간에 몸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 갔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임사체험'이라는 말은 레이먼드 무디 박사가 1977년 자신의 베스트셀러인 [삶 이후의 삶]에서 처음 주창한 개념이다. 그 단어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이든간에, 한 가지 물음이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의학적으로 죽었거나 거의 죽었다고 판정된 사람이 어떻게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가? 레이먼드 무디 박사의 다른 책 [Light Beyond]를 보면, 한 여성은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하던 중에 알러지 반응 때문에 심장이 멈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내가 천장에 둥실 떠 있는 거예요. 수술대를 에워싼 모든 사람들이 보였고, 심지어 내 몸도 아주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내 몸을 놓고 사람들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괜찮다고 알려주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는 것 같았죠. 마치 베일이나 장막이 사람들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이런 표현이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뻥 뚫린 곳을 보게 되었어요. 길고 어두운 곳을 빠르게 통과하기 시작했어요. 혼란스러웠지만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환한 사랑과 빛의 영역으로 들어갔어요. 모든 곳에 사랑이 충만해서 그 사랑이 나를 감싸고는 내 존재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내 삶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고 있었어요. 일종의 거대한 파노라마 같았어요. 그 모든 것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빛 속에서 내가 아는 죽은 사람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특히 대학생 시절에 죽은 친구와 할아버지, 고모할머니를 보았어요. 모두가 환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돌아가고 싶진 않았지만 빛 속에 있는 한 남자가 내게 돌아가야 한다고 했어요. 살면서 해야 할 일을 내가 다 하지 못했다는 말도 들었고요. 결국 내 몸 안으로 다시 돌아왔더니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하더군요."

 

이것이 심장이 멈춘 사람이 체험한 일이라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죽음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생명에 필요한 모든 기능이 정지한 상태, 생명의 끝(메리암 웹스터 온라인사전)'이다. ... 나는 무디 박사와 초기의 몇몇 임사체험 연구자들의 글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상 더 철저히 이 체험을 다룬 연구는 없었다. 죽음과 관련해 우리가 가장 알고싶은 궁금증에 대한 것 말이다. 예를 들어 '육체가 죽은 후에도 우리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죽음 이후의 세계는 어떤 곳인가?' 나는 이 매혹적인 연구에 나도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결심을 굳혀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학원생 시절부터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부인을 데리고 오하이오에 잠깐 들렀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친구의 아내 실러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녀가 알러지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전신마취 수술 도중 알러지 반응으로 심장이 멈추는 응급상태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조금도 무서워하는 기색 없이 그저 신기하다는 투였다. ...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어렵게 마음에 있던 질문을 던졌다. '그날 무슨 일인가 일어났군요?"  "맞아요. 그랬어요!" 실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인적 드문 아이오와의 겨울밤, 조명이 낮게 드리운 그 레스토랑에서 나는 처음으로 죽음체험자의 경험담을 실제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여러 종류의 알러지가 있어요. 하지만 그날 알러지 때문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하기 전까지는, 그저 평생 안고 가야 할 성가신 일 정도였지요. 외과 의사와 마취과 의사에게 내 알러지 증상에 대해 전부 말해줬어요. 응급상태의 수술도 아니고 별로 대수로운 것도 아니어서 미리 수술날짜를 정했었거든요. 대비할 건 다 했는데도, 수술 도중에 마취제에 대한 심한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 거예요. 너무 심해서 심장이 멈췄죠. 심장이 멈추자마자 내가 천장에 높이 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내려다보니 심전도기에 신호가 없었어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나를 소생시키려고 미친 듯이 애쓰고 있었어요. 모두들 겁에 질려서 허둥대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수술실의 소동과는 반대로 내 마음은 아주 평화로웠어요. 통증도 전혀 없었고요. 내 의식은 수술실을 빠져나와서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옮겨갔어요. 그곳이 내가 수술받기 전에 있던 층의 스테이션이란 걸 바로 알아봤죠. 천장 쪽의 높은 곳에서, 간호사들이 맡은 일을 하느라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봤어요. 간호사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터널이 열리더니 나를 끌어당겼어요. 그 터널을 통과하면서 끝에 환한 빛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마음이 아주 평온했지요. 터널을 통과하여 아름답고 신비한 빛이 있는 곳으로 나왔고 예전에 죽은 친척들이 앞에 있었어요. 반갑게 포옹을 했지요.

이루 말할 수 없이 사랑과 열정이 충만한 존재가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돌아가고 싶냐고 묻기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죠. 당시에는 매사에 확신이 없었거든요. 이야기를 더 나눈 다음에, 몸으로 다시 돌아갈지 선택하는 것은 내게 달렸다는 걸 알았어요.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지요. 엄청난 사랑의 영역, 그 안에 있을 때 진짜 고향에 있는 것처럼 편안했거든요. 하지만 결국 몸으로 돌아왔죠.

하루가 지난 뒤에야 중환자실에서 깨어났어요. 온갖 튜브와 선들이 온 몸을 덮고 있었지요. 내가 겪은 심오한 체험은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수술 전에 있던 층으로 돌아왔고, 죽음체험 동안 봤던 간호사 스테이션이 거기에 있었어요. 결국 용기를 내서 간호사 한 명에게 내가 보았던 내용을 이야기해주었어요. 간호사는 충격을 받고 나를 괴상한 시선으로 쳐다봤어요. 거기는 가톨릭 병원이었는데, 상담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는지 수녀 한 분을 보냈지요. 나는 그분에게 참을성 있게 내 체험을 설명했어요. 수녀는 주의깊게 듣고 나더니 내 체험은 '악마의 소행'이라고 선언했어요. 그런 일을 겪은 다음부터, 누군가에게 그 경험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 이야기는 그때까지 내가 들었던 가장 극적인 이야기였다. 한 인간이자 의사로서 내 본능은 그 체험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후 이 세상에 대한 나의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고 그 체험들이 '삶과 죽음', '신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식당을 나오면서 나는 임사체험 연구를 직접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에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내 힘으로 임사체험이 사실인지, 혹은 뇌의 환각에 불과한지 검증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사례를 수집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이었다.

 

 

<50쪽>

물론 내가 수행한 연구는 척박한 환경에서 먼저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 선구자들의 호기심과 노력 위에 쌓아올린 것이다. 실러의 이야기를 들은 후, 10년 이상 나는 그 분야의 연구결과를 예의주시해 왔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의학저널과 과학저널을 포함해서 임사체험에 관한 수많은 학술논문이 나왔다. 무디 박사를 비롯하여, 멜빈 모스Melvin Morse 박사와 브루스 그레이슨Bruce Greyson 박사, 마이클 사봄 박사, 켄 링Ken Ring 박사 등 중요한 수많은 연구자들이 쓴 글을 읽었다.

 

 

<57쪽>

1998년 8월 30일. 마침내 임사체험연구재단의 웹사이트http://www.nderf.org가 개설되었다.  ......

1998년 12월, 나는 사이트에서 22개의 설문결과를 내려 받았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온갖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 임사체험에 대한 정보를 그 원천(체험자들)으로부터 직접 손에 넣게 된 것이다! 과학자이자 '내게 증명해 봐!'라는 사고방식을 모토로 삼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종류의 확고한 정보가 필요했다. 그 최초의 22개 설문 내용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사례를 읽으면서 '임사체험'이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이 점점 더 명확해졌다. 다음 내용은 초기 설문조사에서 받았던 22건의 임사체험 사례 중 2개를 선별한 것이다.

 

체험기록 #16

1963년, 당시 청년이던 응답자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그가 입은 상처는 안면과 비강이 골절되고 턱이 깨질 정도로 심각했다. 부서진 차에서 빠져나와 근처의 젖은 풀밭에 쓰러져 있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는 치명적인 사고를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암시하며 평정을 유지했다.  ...  그는 그 체험으로부터 돌아온 후,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상태에 공감(감정이입)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직감하는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정말 큰 자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 운전대에 얼굴을 박고 말았지요. 폭우 속에서 차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인데,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를 벗어나 나무와 충돌했습니다. 그 뒤로는 한동안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곧이어 얼굴이 타버리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엄습했어요. 조금 나아질까 싶어서 차에서 나와 누웠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결국 의식을 잃었습니다. 깨어났을 때는 얼굴이 무언가로 덮여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주변의 소리와 내가 침대 같은 것에 누워있는 느낌으로 보아 병원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내 의식이 몸 밖으로 떠오른다는 것을 뚜렷이 느꼈습니다.

 

병상 옆에 서 있는 부모님을 내려다보았고, 두 분이 느끼는 감정적 고통을 생생히 전달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고통스러워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대신 옆에서 두 분을 위로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사랑하는 아들이 죽을 거라는 말을 이제 막 들은 상태였습니다. 두 분은 초조하게 아들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끔찍한 상황이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어요. 어머니 옆에서 주의를 끌어보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내가 거기 있는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내 몸을 내려다보긴 했지만 그게 내게 보인다는 것 자체에는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습니다. 마치 내 스스로가 벽에 달라붙은 파리처럼 무기력하다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마침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분명해졌습니다. 여기 이곳에서 삶을 계속하든 그렇지 못하든, 내가 고통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두 분 부모님께서 결국 알게 되실 거라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러자 두 분의 괴로움 때문에 생긴 감정적인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는 감각과 체험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이런 게 죽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빛 하나가 눈에 들어오더니 내가 거기에 다가가자 점점 더 커지고 밝아졌습니다. 이것이 내 삶의 끝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어떤 목소리가 멈추라고, 말 그대로 큰소리로 외친 겁니다. '아냐. 아직은 아니야!'라고요. 그 고함소리와 동시에, 내가 다시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되돌아가는 걸 느꼈습니다. '쿨럭!' 하면서 내가 숨을 들이마시는 아주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곤 그 다음에 살아날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면, 아직 때가 아닌 거겠지요."

 

 

체험 기록 #21
다이앤에게는 이상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 젊은 여성은 오후에 긴 소파에 앉아서 연속극 보기를 즐겼는데, 왠지 그때마다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여간해서 잠을 쫓을 수가 없었다. 너무 이상하게 생각돼 남편에게 이야기했지만, 남편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소파에서 TV를 볼 때는 눕지 않고 똑바로 앉아 있기로 했다. 하지만 똑바로 앉았더니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소파 뒤쪽으로 2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가스관에서 가스가 조금씩 새고 있었던 것이다. 다이앤은 임사체험 중에 돌아가신 할머니를 만났는데, 그 방문이 없었다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

 

"평소처럼 잠이 오기 시작하면서 마치 마취제라도 맞은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군요.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 누군가 내게 '잠에서 깨어나라'고 외치던 것밖에 생각나질 않아요. 그 목소리는 끊임없이 내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다이앤, 얘야. 어서 깨어나! 잠에서 깨야 해! 지금 당장!' 그 목소리를 계속 들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 다이앤은 자기가 겨우 세 살 때 돌아가셨던 할머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할머니는 다이앤을 향해 웃으면서, 어서 일어나서 안전한 곳으로 따라오라고 했다. 할머니를 따라가려고 일어났을 때, 다이앤은 의식이 몸을 떠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이앤의 몸은 아래쪽의 소파에 누워 있었다. 다이앤은 위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영혼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하지만 유령을 목격하는 것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 다이앤은 거대한 평화와 사랑을 느꼈다. 영혼들 중 하나가 말을 건넸다. '영적인 몸에 머물 수도 있고 육체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이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다이앤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육체를 택하기로 했다. 선택을 한 다음 다이앤은 깊고 고통스럽게 숨을 들이마셨고, 한 번 더 들이마시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황급히 그 자리를 기어가듯 벗어나고 난 다음에야, 자기가 가스누출로 질식사할 뻔했다는 것을 알았다. ... 그 체험은 다이앤의 삶에 계속 영향을 미쳤다. "나는 그 체험을 통해서, 이 세상 모든 것이 우리가 알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순간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신은 우리가 죽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해놓으셨습니다."

이 22개의 자료를 기점으로, 웹사이트에는 전 세계에서 답지하는 참가자들의 사례가 속속 접수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참여자들에게 일일이 감사 이메일을 보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환자들, 여러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역시 재단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여러 글들을 읽어보고는 큰 감동과 위안을 받았다. 그분들에게서 받은 감사 이메일 역시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단을 통해 설문에 응하는 참가자들의 사용언어는 2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110개 나라가 넘는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회원들이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매월 트래픽은 30만 페이지뷰를 넘게 기록하고 있다. 애초에 영어로 사이트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영어권의 사용자들이 보낸 설문은 일일이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아내 조디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터넷을 통해 번역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시간이 꽤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전세계의 다양한 언어를 기꺼이 번역해주겠다는 자원봉사자들을 250명 이상이나 모았다. 덕분에 비영어권 언어로 응답한 내용을 영어로 모두 번역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자료들을 2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해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죽음체험자들이 상세히 기록해 준 수많은 이야기들을 채록하고 연구하면서, 놀라운 결론에 이르게 하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앞서도 언급했지만, '임사체험은 환각이나 환상이 아니라 강력한 과학적 증거를 갖고 있으며, 임사체험의 사실성을 통해 죽음 이후의 삶의 존재 역시 합당하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통해 나는, 임사체험이란 현재 삶의 '출구' 이자 다음 삶의 '입구'라고 확신했다. 어떤 체험자는 이렇게 증언했다. "나는 수정crystal처럼 영롱한 그 빛을 보았다. 그리고 죽음 이후의 삶, 현재의 삶 이후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압도되었다. 죽음이 무엇이든, 그것이 두렵지 않게 된 것이 정말 좋다."

이 책은 지금까지 수집한 것 중 가장 방대한 양인 1,300건 이상의 임사체험 사례를 심층 조사한 결과다. ... 내가 임사체험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아는 암환자들 중 몇몇은 내게 '죽음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겁 먹은 채 물어보곤 한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1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축적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증거를 자신있게 보여준다. 그런 증거들이 암환자들이 더 강한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질병과 싸울 수 있도록 도왔다고 나는 확신한다.

 

 

 

posted by mooncle